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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계란값의 역사 / 정남구

등록 2017-01-02 17:48수정 2017-01-02 19:39

다산 정약용의 둘째 아들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 2월령에 “씨암탉 두세 마리 알 안겨 깨어보자”란 대목이 있다. 그는 생계에 보태려고 실제 닭을 키웠다. 다산은 유배지 강진에서 “기왕 닭을 치기로 했다면 책 읽은 자의 양계”를 하라고 충고하는 편지를 보냈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는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가들을 변호했다. 중일전쟁 이후 탄압이 심해지자 경기도 양주로 내려가 농사를 짓고 살았다. 해방 2년 전에는 1500마리나 되는 닭을 키웠다. 양계의 역사는 짧지 않다. 그러나 현대식 양계가 시작되기 전까지 계란은 귀했다.

유통 달걀은 무게가 60~68g 사이인 ‘특란’이 대부분이다. 열량은 80~90칼로리, 단백질 함유량은 7g가량인데, 무기질과 비타민 B1, B2가 고루 함유돼 있는 좋은 영양식품이다. 한국전쟁 이후 국내 계란 소비량은 빠르게 늘었다. 1인당 연간 소비량이 1972년 100개를 넘었고, 2001년에 200개를 넘었다. 하지만 그 뒤엔 증가세가 더디다. 2010년에 236개였는데, 2015년 268개로 조금 늘었을 뿐이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통계로 보면 계란값은 1985년부터 2015년까지 30년간 259%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21%)과 그다지 차이가 없다. 하지만 수요와 공급의 괴리 탓에 가격이 자주 출렁거렸다. 지난해 11월 조류인플루엔자가 퍼지기 전엔 2014년 4월부터 2016년 6월까지 2년2개월 동안 16.4%나 떨어졌다. 양계업계는 ‘1인당 연간 300개 달걀 소비 시대’를 꿈꾸었지만, 소비 증가는 더디고 생산량은 크게 늘어서다.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산란계가 3분의 1가량 살처분되면서 최근 계란값이 다시 크게 뛰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따질 때 달걀 비중은 0.24%에 불과하니 물가상승률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 가계 살림엔 얼마나 영향을 끼칠까? 1인당 월 소비량이 22개이니, 이를 바탕으로 계산해볼 수 있겠다.

정남구 논설위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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