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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리더십 공백론

등록 2017-02-19 17:44수정 2017-02-19 18:53

아메바는 몸 전체가 한 개의 세포인 원생동물이다. 이처럼 가장 단순한 생물체인 아메바를 가장 바람직한 조직 형태로 여기는 경영자가 있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85) 일본 교세라그룹 창업자가 바로 그다. 그는 아메바의 생존 원리를 회사 경영 원리로 접목시켜 숱한 신화를 일궈냈다.

아메바 경영론의 요체는 조직의 수평화다. 중간 관리 절차를 줄이고 아메바처럼 퍼져 있는 수많은 조직 단위가 현장과 고객에 밀착한 가운데 독립적이며 주체적으로 돌아가야 환경 변화에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 조직의 통합은 최고경영자가 해야 할 일이다. 이나모리 회장의 리더십은 조직 단위 간 대립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정하고, 비전과 사명으로 전체 구성원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있었다. 그가 일관되게 유지해온 비전과 사명은 딱 두 가지다. 물심양면에 걸친 직원 행복 추구, 그리고 인류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것.

현대 리더십 이론가들은 이나모리식 경영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적합한 모델로 본다. 피라미드 조직구조의 최상층 사람만이 아니라 조직 내 최대한 많은 사람이 ‘리더들’로 참여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개인 역량이 아닌, 하나의 시스템 내에 분산돼 있는 집단역량이라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지난 17일 구속됐다. 그러자 삼성그룹 안팎에선 리더십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협박성 우려까지 들린다. 예상한 바이지만 너무 심하다. 리더십은 일시적 공백보다 장기적으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을 경우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현실은 4차원으로 가는데 리더십 공백론은 1차원적 인식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박순빈 연구기획조정실장 겸 논설위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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