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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장미혁명 / 이창곤

등록 2017-05-02 17:01수정 2017-05-02 19:28

지난해 5월 한 장미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해 5월 한 장미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케어프리원더, 오렌지캔들, 레드비즈, 골든보더, 핑크스커트, 콘체르티노…. 품종은 달라도 모두 장미의 이름이다. 서울 올림픽공원에선 해마다 5월 말이나 6월 초 장미축제를 연다. 지난해 이 축제에서 본 장미꽃 색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였다. 복숭아색, 보라색, 등청색 꽃잎도 신기한데 붉은 바탕에 흰색, 연두색 바탕에 주홍색 등 두셋의 빛을 한꺼번에 품은 품종을 만나면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 공원에서만 100여종 이상을 선보인다. 국적 또한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한국 등 지구촌 곳곳을 망라한다. 이처럼 서로 다른 꽃 색과 화형을 뽐내는 신품종 장미들은 실은 잡종교배와 과학기술, 경쟁적 원예산업의 산물이다.

‘5월의 여왕’ 장미는 유사 이래 숱한 상징성을 내포해왔다. 관능적 사랑과 육체적 쾌락을 나타내는 식물로 여겨졌는가 하면, 때로는 아름다움 속에 가시를 품은 강렬하지만 위험한 것을 뜻하기도 했다. 로마 시대엔 부의 상징으로 인식돼, 네로 황제는 이 꽃으로 목을 장식하고 이 꽃잎으로 채운 베개로 잠을 잤다고 전해진다. 장미전쟁을 거치면서 왕가의 문장 ‘튜더 로즈’를 지니게 된 영국 왕실은 물론 영국 노동당 등 사회주의 계통의 조직들도 이 꽃을 상징으로 삼았다. 노동자들이 투쟁의 의미로 장미를 가슴에 꽂은 데서 유래했다. 우리 역사서에는 <삼국사기>에 처음 등장한다.

4월30일과 1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대학로에서 ‘장미 혁명 페스티벌’과 ‘장미 파업’ 행사가 열렸다. “봄은 왔지만 현실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청년들은 이들 행사를 통해 대통령 후보들에게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청년 일자리 해결 등을 요구했다. 촛불 혁명이 낳은 이른바 ‘장미 대선’이 궁극에 삶의 획기적 진전, 장미 혁명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청년들의 간절한 바람이 깃든 행사다. 어찌 그 바람이 청년들만이겠는가?

이창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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