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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국정원 흑역사 / 백기철

등록 2017-06-25 17:29수정 2017-06-25 18:56

지난 대통령선거 때는 보수정권의 정보기관 수장들이 정치의 복판에서 활약했다. 박근혜 정권의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남재준은 통일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섰다가 막판에 사퇴했다. 그는 당시 “문재인·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고 했다. 김영삼 정권 때 국가안전기획부장 권영해는 ‘태극기당’인 새누리당 공동대표를 맡았는데, 3월엔 탄핵 반대 단식을 하기도 했다. 정보기관 수장 출신들의 이런 처신은 우리 정보기관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흑역사는 오래됐다. 1997년 대선 때 안기부는 김대중 후보가 북한한테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거짓 폭로 회견을 사주했고, 오익제 천도교 교령의 월북을 김 후보와 엮기 위해 교묘한 여론 공작을 폈다. 안기부장 권영해는 이 일로 실형 5년을 선고받았다. 이명박 정부의 원세훈 국정원은 2012년 총선과 대선 시기에 온라인 댓글을 유포한 것이 적발됐다. 민주정부의 국정원이라고 해서 떳떳한 건 아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임동원·신건은 불법 감청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됐고,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장 김만복은 북한 김양건과 나눈 대화 내용을 유출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적폐 리스트 15가지를 제시했다. ‘정치 및 18대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즉 댓글사건이 맨 위에 있다. 이 사건은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 실체가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정보기관의 불법 온라인 활동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

서훈 원장 체제의 국정원이 최근 티에프(TF)를 만들어 진상조사를 벌인다고 한다. 참여정부 때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지만 정권이 바뀌니 언제 그랬냐는 듯 했다. 지켜보아야겠지만, 국정원이 스스로 해낼 수 없다면 좀 더 근본적인 처방을 강구해야 한다.

백기철 논설위원 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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