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사회적 대화 / 김이택

등록 2017-07-03 17:50수정 2017-07-03 18:56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클린턴 정부는 지원 조건으로 노동 유연성, 즉 정리해고 법제화를 요구했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노사정위원회 가입을 설득하며 정리해고와 근로자파견제를 도입하는 대신 노조의 정치활동 허용과 교원노조 합법화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반발은 컸고 결국 민주노총은 1년 만인 1999년 2월 노사정위를 탈퇴했다. 법원은 한술 더 떠 정리해고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 이유’를 확대해석해 부당해고의 길을 더 넓혀놓았다. 사회안전망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정을 고려하면 해고자를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두 노총이 참여한 첫 사회적 대화의 결과는 노동자들에게 악몽으로 남았다.

사회적 대화의 원조는 유럽연합 지역이다. 1982년 말 노사정의 바세나르협약 체결로 경제위기를 돌파한 네덜란드 사례는 대표적이다. 아일랜드는 1987년 국가재건협약을 맺은 뒤 3년 주기로 협약을 가다듬으며 한때 유럽 최빈국에서 탈출한 성공사례로 평가받기도 했다. 2002년부터 독일 ‘노동시장 현대적 서비스 위원회’(하르츠위원회)를 이끈 페터 하르츠 위원장이 2015년 방한해 노동개혁 경험을 우리에게 소개한 적도 있다.

현재 국제노사정기구연합에만 95개국이 가입했을 정도로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는 보편화돼 있으나 성공사례는 드물다. 나라마다 사회안전망이나 노조 가입률과 형태 등 사정이 달라 몸에 맞는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

노사정위에 불참해온 민주노총이 최근 일자리위원회 참여를 결정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는 지난달 29일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창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대토론회를 6일 열자고 현대차그룹에 제안하며 ‘사회적 대화로 풀어보자’는 광고를 <한겨레> 등에 냈다. 생산적인 대화를 기대한다.

김이택 논설위원 ri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귀족부인 앞에 무릎 꿇은 사법 1.

귀족부인 앞에 무릎 꿇은 사법

우리 엄마가 ‘백종원’으로 변했어요~ 2.

우리 엄마가 ‘백종원’으로 변했어요~

엄마 없이 맞은 첫 추석 [양희은의 어떤 날] 3.

엄마 없이 맞은 첫 추석 [양희은의 어떤 날]

[사설] ‘저가 논란’ 체코 원전 수주전, ‘원전 르네상스’ 맹신 말아야 4.

[사설] ‘저가 논란’ 체코 원전 수주전, ‘원전 르네상스’ 맹신 말아야

[유레카] 홍명보 감독과 스포츠 정치 5.

[유레카] 홍명보 감독과 스포츠 정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