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사이로 파란 수건 고깔모자를 쓰고 쪼그리 방석에 앉아 잡초를 뽑는 그녀가 보입니다. 그녀는 58년 개띠, 할머니입니다. 일터에는 할머니가 된 후 처음 일하는 분도 있지만 그녀는 젊은 날부터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아침 출근길이, 함께 일하는 이들이, 손주 대학등록금으로 줄 적금이 그녀가 일하는 행복이기도 합니다. 비록 화려하지도 주목받지도 못하지만 세상에 나와 먹고 쉬고 일하는 노동과 삶 그 자체만으로도 그녀는 아름답습니다. 그곳이 어디든 함께 숨을 쉬고 싹을 틔우는 들꽃처럼….
박여선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