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광풍’의 원인 중 하나로 ‘포모 증후군’이 거론된다. 포모(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이다. 자신만 세상의 흐름을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이나 두려움을 뜻한다. 우리말로는 ‘소외 공포증’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포모는 애초 기업의 마케팅 기법에서 유래됐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어 상품 판매를 촉진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매진 임박’ ‘마지막 세일’ ‘한정 판매’ 등의 광고 문구로 지금 바로 구입하지 않으면 더는 기회가 없을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미국 하버드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등에서 포모를 사회병리 현상의 하나로 연구하면서 ‘포모 증후군’이란 용어가 나왔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확산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에스엔에스에 접속하지 못하면 마치 집단에서 소외되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껴 에스엔에스에 강박적으로 매달리다가 결국 중독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성인 인구의 50% 이상이 포모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비트코인에 투자해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벌었다는 소문들이 퍼지면서 가상통화 투자에도 포모 증후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상통화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이러다 나만 손해 보는 거 아냐”라는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가상통화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규 투자자들이 들어와 비싼 값에도 매수에 나서면 값이 더 오르고 가격 급등은 또 다른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가상통화에 대한 찬반 입장을 떠나,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한다. 거품은 반드시 터지기 마련이다. 신규 투자자 유입이 끊어지는 순간 악몽이 현실이 된다. 역사의 교훈이다. 다만 언제 터질지, 또 누가 마지막으로 폭탄을 떠안게 될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묻지마식 추격 매수가 위험한 이유다.
안재승 논설위원
js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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