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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대동붕어빵여지도

등록 2018-02-18 16:57수정 2018-02-18 19:11

붕어빵
붕어빵
붕어빵은 붕어 모양 틀에 밀가루 반죽과 단팥소를 넣어 구운 대표적인 길거리 간식이다. 붕어빵보다 조금 더 크고 고급스러운 잉어빵, 동그란 모양의 국화빵도 있다. 붕어빵은 19세기 말 일본 나니와야가 만든 도미빵(다이야키)이 시초다. 나니와야는 1909년 도쿄에 문을 연 도미빵 본점을 지금도 운영하고 있다. 도미빵은 1930년대에 한국에 들어와 붕어빵이 됐다. 국내에서 붕어빵은 1950~60년대 미국 곡물원조로 밀가루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크게 퍼졌다. 굶주린 도시민들의 점심 대용이기도 했다.

80년대 들어 붕어빵은 서서히 자취를 감췄으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복고 바람이 불면서 다시 등장했다. 한때 붕어빵은 ‘불황 지표’로 읽히기도 했다. 불황이 심해져 실업자가 늘어나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붕어빵 장사에 나서므로, 길거리에 붕어빵 장수가 많아지면 불황도 그만큼 깊다는 것이다.

최근 거리에서 붕어빵 보기가 힘들다. 경제가 좋아져서가 아니라, 붕어빵 재료인 밀가루, 팥, 설탕 가격이 크게 올라 수지타산이 안 맞기 때문이다. 1000원에 4~5마리씩 주던 붕어빵을 이젠 2마리씩만 주니 사람들이 “비싸다”고 외면한다는 게 붕어빵 장수들의 한숨이다. 붕어빵 가게가 줄어들자, 인터넷에는 오픈맵 방식으로 전국 팔도의 붕어빵 가게 위치를 표시해 정보를 공유하는 ‘대동붕어빵여지도’까지 만들어질 정도다.

전태일 열사가 점심 굶는 어린 여공들을 위해 차비를 헐어 사준 게 붕어빵 전신인 1원짜리 풀빵이다.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은 지난 7일 한 토론회에서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하려면 전태일의 ‘풀빵 정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해 대기업과 건물주, 그리고 대기업 노동자들이 조금씩 내놓는 것을 ‘풀빵 정신’이라 한다면, ‘붕어빵’을 좀더 비싸게 사먹는 것이 소비자들의 ‘풀빵 정신’이기도 할 것이다.

권태호 논설위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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