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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피델과 라울 / 백기철

등록 2018-04-09 17:49수정 2018-04-09 19:12

쿠바 혁명을 이끈 세 사람, 즉 피델과 라울 카스트로 형제, 그리고 체 게바라가 처음 만난 건 1955년 7월 멕시코의 쿠바인 거주지에서였다. 1953년 7월 독재자 바티스타에 최초로 저항한 몽카다 병영 습격사건을 이끈 피델과 라울은 옥살이 끝에 어렵사리 사면받고 멕시코로 건너갔다. 이 무렵 멕시코에 와 있던 체가 망명자 모임에서 라울과 조우하면서 역사적 만남이 이뤄졌다. 이어 피델과 체가 만났는데, 피델은 “몇 시간의 대화 끝에 체는 배도, 무기도, 부대도 없는 상황에서 그란마 원정대의 첫 대원이 됐다. 그렇게 그는 라울과 함께 그란마호에 승선할 두 명의 대원 중 한 사람이 됐다”고 적었다.(<피델 카스트로의 체>, 피델 카스트로 지음)

세 사람의 이후 행적은 잘 알려져 있다. ‘7월26일 운동’이란 조직을 결성한 이들은 동지 82명을 규합해 1956년 12월 초 ‘그란마호’를 타고 쿠바로 건너가 게릴라 투쟁을 시작했다. 12월 말 해후한 대원은 세 사람을 포함해 12명이었는데, 나머지는 모두 죽거나 잡혔다. 이후 2년에 걸친 싸움에서 농민의 절대적 지지를 얻으며 1959년 1월 혁명에 성공했다.

체와 피델의 뒤를 이은 혁명 드라마의 마지막 주인공은 라울이었다. 올해 86살인 라울은 2006년 피델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뒤 시장과 사적 소유권을 강조하며 ‘라울식 백화제방’을 이끌었다. 40년 넘게 국방장관을 지내며 강성 이미지가 강했지만, 집권 후 자유의 부족을 인정하는 등 실용주의적 면모를 보였다. 2016년 버락 오바마와 만나 미국과의 역사적 국교 정상화를 이뤘다.

라울은 오는 19일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직을 58살의 미겔 디아스카넬 부의장에게 물려준다. 라울이 당분간 공산당 제1서기 직은 유지한다지만 쿠바도 이제 카스트로 형제 이후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쿠바 혁명 드라마가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백기철 논설위원 kcbae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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