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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영화요금 인상의 법칙

등록 2018-04-18 17:19수정 2018-04-18 19:38

“서울 중구 필동에 있는 대한극장에서는 미국에서 제작된 70㎜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관람료를 ABC 3급으로 좌석을 구분, A급 칠백원 B급 오백원 C급은 사백원씩이나 받고 있어 시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1969년 11월 한 일간지 기사다. 이전 최고 기록은 <닥터 지바고>의 500원이었다. 특히 A급이 전체 좌석의 7할에 육박해 비난이 비등하자 서울시는 “수입가가 14만6406달러로 너무 높다”며 “문공부 고시에 따라 환산하면 792원이 될 터였다”고 해명해야 했다.

원래 영화 관람료는 서울, 부산, 각 도의 군 공보실이 일률적으로 인가했다. 60년대 말 관람료 현실화를 위해 신고제와 함께 관람석 등급제·시차제 등도 도입됐지만, 공보부 장관이 1~5급 지역에 따라 한도액을 고시하는 방식이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 사례는 이렇게 정부 입김이 통하던 때조차 블록버스터가 관람료 인상의 변수가 됐음을 보여준다. 특히 1982년 자율신고제로 바뀐 뒤엔 인상 때마다 그해의 흥행 기대작 개봉이 겹쳤다. 1992년 5천원이 될 때는 <원초적 본능>, 1995년 6천원 때는 <다이하드3>와 <브레이브하트> 식이다. 2000년대 이후엔 개별 작품의 수입가보다 멀티플렉스의 전체 가격방침이 더 중요해졌지만, <미션임파서블2>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등의 개봉과 인상시기가 맞아떨어진 건 사실이다.

씨지브이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연이어 인상 방침을 발표하면서, 관람료 표준가격 ‘1만원 시대’(주중 2D 일반석 기준)가 됐다. 자연스레 곧 개봉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의 상관관계가 입길에 올랐다. 업체들은 부인하지만 흥행기대작이 인상에 대한 반발이나 관객 감소를 최소화해주는 건 사실이다. 국가별 물가 대비 기준으로 보면 한국 관람료는 평균 아래라고 한다. 하지만 1인당 연평균 관람은 4.2회로 세계 평균 1.9회보다 상당히 많아 인상 체감도가 크다. 저렴하고 손쉽게 접근할 다른 문화 인프라도 부족한 상태다. 극장의 97%를 차지하는 세 업체의 ‘담합’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김영희 논설위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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