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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야! 한국 사회] 어떤 일이 일어날까? / 서복경

등록 2018-06-20 18:10수정 2018-06-21 13:09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6·13 지방선거가 끝났다. 미디어가 지도로 보여준 파란색과 빨간색의 대조는 충격적이었고, 언론은 ‘압도’와 ‘궤멸’이라는 단어로 뒤덮였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방선거에서 어느 한 당이 이번처럼 ‘압도’ 혹은 ‘궤멸’로 묘사되는 결과를 얻은 적이 이전에도 있었다. 2002년과 2006년이었다. 김대중 정부 첫해인 1998년 지방선거에서는, 집권연합인 새정치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이 10명의 광역단체장을, 야당인 한나라당이 6명을 냈다. 당시 언론은 집권연합의 승리지만 야당의 선전이라고도 했다. 야당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야기한 직전 여당이었는데도 1995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4년 후 2002년, 한나라당은 11명의 광역단체장과 140명의 기초단체장을, 집권당인 새천년민주당은 4명의 광역단체장과 44명의 기초단체장을 당선시켰다. 집권당은 ‘궤멸’적 타격을 받았고, 대통령 후보 사퇴와 재선출을 둘러싼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다시 4년 후,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단 1명의 광역단체장과 19명의 기초단체장을, 한나라당은 12명의 광역단체장과 155명의 기초단체장을 당선시켰고, 언론은 야당의 ‘압도적’ 승리와 여당의 ‘궤멸’을 말했다. 또 4년이 흐른 2010년, 야당인 민주당은 7명의 광역단체장과 92명의 기초단체장을 당선시켜 6명의 광역단체장과 82명의 기초단체장을 당선시킨 집권당을 넘어섰다.

민주당 계열 정당을 기준으로 보자면 2002년의 패배를 회복하는 데 8년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그사이 새천년민주당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나뉘었고, 열린우리당은 사라졌으며, 또 다른 민주당이 만들어졌다. 2018년의 자유한국당이 이런저런 경로를 거쳐 현재의 자유한국당이 아닌 또 다른 ‘자유한국당’이 되는 경로가 생각해볼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이다.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을 기준으로 보면 다른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정당의 이념적·조직적 뿌리는 우리나라 역대 정당들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깊고 튼튼했다. 민주당 계열 정당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이런 깊은 뿌리가 흔들렸던 사례는 없었기에, 지난 경험으로는 예측하기 힘든 미지의 가능성이 열리는 부분이다.

지난 경험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 수는 없지만, 무엇이 그 경로를 결정할지는 알 수 있다. 우선 선택과 선택의 갈림길에 계속 놓이게 될 자유한국당이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2001년 디제이피(DJP) 집권 연합이 해체된 뒤 김대중 정부 집권세력은 측근 비리, 당내 갈등으로 허물어져 갔고, 2002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변수가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인 이유는, 권력의 부패와 전횡은 자제가 아니라 견제로 막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대 어떤 대통령도 측근 비리와 전횡을 막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설사 그 자신이 비리 연루자라 할지라도. 하지만 수백, 수천의 권력 주변자 중 몇몇의 딴생각을 자제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다음 집권당이 되려는 현재 집권당과 야당의 건강한 권력의지가 가장 효율적인 부패방지 수단인 이유다. 물론 이건 역대 집권당들이 한 번도 성공해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다.

또 자유한국당이 아닌 다른 야당도 중요 변수다. 2002년 김대중 정부에 실망한 유권자가 선택할 대안은 한나라당이 유일했지만, 앞으로는 아닐 수 있는 것이다. 이것 역시 다른 야당들이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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