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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편의점 4만개와 최저임금 / 안재승

등록 2018-07-16 18:36수정 2018-07-17 09:15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불과 5m 간격으로 편의점 2곳이 들어서 있다. 사진 <매경이코노미>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 불과 5m 간격으로 편의점 2곳이 들어서 있다. 사진 <매경이코노미>
2013년 편의점 가맹점주 4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편의점 본사들의 무차별적 근접 출점과 과도한 위약금 등을 견디지 못했다. 가맹점주 자살이 사회문제가 되자 편의점 본사들은 “출점 경쟁을 중단하고 가맹점과 동반성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씨유(CU), 지에스(GS)25, 세븐일레븐 등 5대 편의점의 가맹점 수가 2만4667개였다.

하지만 편의점 본사들의 상생 약속은 말뿐이었다. 출점 경쟁은 더 심해졌고 5대 편의점 가맹점 수는 지난 6월 현재 4만845개로 불어났다. 한 건물에 편의점이 2곳, 심지어 3곳까지 들어섰다. 인구 대비로 따지면 국내 편의점 수는 1268명당 1개다. ‘편의점 왕국’이라는 일본(2336명당 1개)보다 갑절 가까이 많다.

편의점 본사와 가맹점주의 계약 방식은 여러 형태이나 기본형을 기준으로 보면, 본사가 가맹점 매출총이익의 35%를 가맹수수료(로열티)로 가져간다. 순이익의 35%가 아니다. 매출총이익은 총매출에서 상품 매입 원가를 뺀 것으로, 나머지 임대료·인건비·관리비 등은 모두 가맹점주가 부담한다. 본사는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가맹수수료를 더 많이 챙길 수 있다. 마구잡이로 출점을 하는 이유다. 과당경쟁에 따른 손실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간다. 한 예로 편의점 업계 1위인 씨유 브랜드의 비지에프(BGF)리테일은 매출이 2013년 3조1300억원에서 2017년 5조5827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전국 편의점 점포당 평균 매출은 2015년 4억5099만원에서 2016년 4억2799만원으로 되레 줄었다.

매출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이 된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본사의 무차별적 근접 출점과 고율의 가맹수수료가 개선되어야 가맹점주들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 을의 처지인 가맹점주들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줘야 한다.

안재승 논설위원 jsahn@hani.co.kr

▶ 관련 기사 : 편의점 가맹점주들, 최저임금 넘어 ‘본사 갑질’ 정조준

▶ 관련 기사 : 문 대통령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못지켜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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