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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투기꾼 감별법 / 안재승

등록 2018-09-26 18:09수정 2018-09-26 19:14

그래픽 / 장은영
그래픽 / 장은영
정부가 주택 투기 억제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나오는 비판 중 하나가 ‘실수요자 피해론’이다. ‘9·13 집값 안정 대책’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은 ‘세금 폭탄론’과 함께 ‘실수요자 피해론’을 내세워 공격한다. 투기와 실수요를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세금 강화와 대출 규제 등이 애꿎은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허튼소리다.

투기와 실수요의 정의를 분명히 하면 둘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살 목적으로 집을 사면 실수요이고, 팔 목적으로 집을 사면 투기다. 자신이 상당한 기간 거주할 의사가 있어 집을 사면 실수요자이고, 집값 상승에 따른 양도차익을 노리고 집을 사면 투기꾼이라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2주택 이상 다주택 보유자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 투기 목적이 의심된다. 주택에는 분양권과 입주권도 포함된다. 여기서 예외적인 경우란 집 평수를 늘려 가거나 직장 근무지 이전, 질병 치료, 노부모 봉양, 학교폭력에 따른 자녀 전학 등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일시적으로 2주택자가 되는 것을 말한다. 물론 피치 못할 사정은 본인이 입증을 해야 하며 해소되면 2주택 중 하나는 처분해야 한다.

1주택자 중에서도 투기꾼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거주 기간을 따져봐야 한다. 1주택자라도 시세차익을 노려 단기간에 집을 사고파는 것을 반복하면 투기꾼이다. 갭투자가 전형적인 예다. 1주택자의 투기를 막으려면 ‘1가구 1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너무 느슨해 투기를 부추긴다.

무주택자 투기꾼도 있다. 미성년자나 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이 부모의 돈으로 고가 주택을 사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자금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 편법 증여가 이뤄졌다면 투기뿐 아니라 탈세에도 해당된다.

국토교통부가 추석 연휴 이후 주택소유정보시스템(HOMS)을 본격 가동한다. 국토부, 행정안전부, 국세청 자료를 취합해 1주택 이상 보유자의 주택 보유 현황, 실거주 여부, 다주택자의 임대소득 등을 한눈에 파악하게 된다. 마음만 먹으면 투기꾼을 정확히 걸러낼 수 있다는 얘기다.

안재승 논설위원 jsahn@hani.co.kr

▶ 관련 기사 : ‘종부세 폭탄론’, 누구를 위한 주장인가

▶ 관련 기사 : 청약·대출 규제로 1주택자 피해? “종전 주택 처분 땐 청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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