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정의당과 6411번 버스 / 김이택

등록 2018-10-23 16:21수정 2018-10-23 19:01

그래픽_ 한겨레 김승미
그래픽_ 한겨레 김승미
서울에는 주요 거점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파란색 간선버스, 지하철 및 간선버스 환승 편의를 위해 여러 지점을 운행하는 초록색 지선버스가 달린다. 서울 외곽과 시내를 연결하는 빨간색 버스와 특정 지역 안에서만 도는 노란색 순환버스, 동네 골목을 누비는 마을버스도 있다. 버스에 적힌 번호는 시내 8개 권역을 표시한다. 서울 북동쪽의 ‘도봉·강북·성북·노원’(1번)에서 시작해 시계 방향으로 북서쪽 ‘은평·서대문·마포’(7번)까지 순차적으로 번호를 붙였고, 중심부 ‘종로·중구·용산’은 0번이다. 6411번의 ‘6’은 출발지가 ‘강서·양천·영등포·구로’ 지역이고 ‘4’는 도착지가 ‘서초·강남’이란 뜻이다. ‘11’은 ‘64~’로 시작하는 버스 노선들을 구분하기 위해 붙인 일련번호다.

초록색 6411번 버스는 서울 구로동 거리공원에서 강남구 개포동을 오간다. 8년 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노회찬 전 의원은 새벽 4시에 출발하는 6411번 첫차를 탔다. 만원버스에서 승객들과 나눈 대화 영상을 ‘노회찬의 새벽 첫차’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 올렸다. 그리고 2년 뒤 정의당 창당대회 때 대표 수락 연설을 하면서 다시 이 버스와 승객들 얘기를 꺼냈다.

“지하철도 안 다니는 시각, 매일 이 버스를 이용해 출근하는 분들… 이름 대신 아주머니로 불리며 한달 85만원 받는 투명인간…. 그분들이 삶의 고단한 순간에 우리를 찾을 때 우리는 어디에 있었느냐”고 울부짖었다.

지난 21일 정의당 창당 6주년 기념식에서 이정미 대표는 “6년 전 우리는 6411번 버스와 함께 창당했음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창당정신 6411번 버스를 매일 되새기며 노회찬 대표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의당을 만들겠다”며 ‘일하는 사람들과 약자들의 당’이 될 것을 다짐했다.

정의당은 6년 사이 당원 수만 해도 5만명으로 10배 늘었다. 지난 8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지율 16%로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이래 최근까지 자유한국당과 2위를 다투는 유력 야당으로 약진했다. 그러나 6411번 버스 승객들의 고단한 삶이 바뀌려면 원내 5석으론 부족하다. 지지율에 비례하는 의석이라도 확보하려면 선거제도부터 바꿔야 한다. 24일 처음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열린다. 심상정 위원장의 활약을 기대한다.

김이택 논설위원 ri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귀족부인 앞에 무릎 꿇은 사법 1.

귀족부인 앞에 무릎 꿇은 사법

우리 엄마가 ‘백종원’으로 변했어요~ 2.

우리 엄마가 ‘백종원’으로 변했어요~

엄마 없이 맞은 첫 추석 [양희은의 어떤 날] 3.

엄마 없이 맞은 첫 추석 [양희은의 어떤 날]

[사설] ‘저가 논란’ 체코 원전 수주전, ‘원전 르네상스’ 맹신 말아야 4.

[사설] ‘저가 논란’ 체코 원전 수주전, ‘원전 르네상스’ 맹신 말아야

[유레카] 홍명보 감독과 스포츠 정치 5.

[유레카] 홍명보 감독과 스포츠 정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