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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김수현이 받은 ‘금낭묘계’ / 안재승

등록 2018-11-13 17:32수정 2018-11-13 19:18

그래픽 김경숙
그래픽 김경숙
금낭묘계(錦囊妙計).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유래된 고사성어다. 제갈공명이 조자룡에게 건넨 3개의 비단 주머니에 관한 이야기다.

오나라의 명장 주유는 제갈공명의 신묘한 전략에 힘입어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대군을 격파한다. 하지만 주유는 유비의 야망과 제갈공명의 비범함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여러 차례 두 사람을 제거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한다. 마지막으로 오나라 왕 손권의 여동생과 결혼시키겠다고 유비를 속여 오나라로 유인한 뒤 인질로 삼아 형주 땅을 되찾으려 했다.

주유의 속셈을 간파한 제갈공명은 오나라로 떠나는 유비의 호위를 조자룡에게 맡기면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하나씩 꺼내 실행하라”며 계책이 담긴 비단 주머니 3개를 주었다. 조자룡은 비단 주머니를 품속 깊숙이 간직하고 있다가 위기의 순간을 맞을 때마다 하나씩 꺼내 난관을 헤쳐나갔다. 금낭묘계 덕분에 유비는 손권의 여동생과 진짜로 결혼을 했고 오나라 군대의 추격을 뿌리치고 형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장하성 전 실장이 떠날 때 당부한 말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장하성 실장이 떠나시면서 제게 빨간 주머니와 파란 주머니를 주고 가셨다. 어려울 때 열어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금낭묘계를 떠올리게 하는 답변이다. ‘주머니에 뭐가 들어 있느냐’는 물음에 김 실장은 “제가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어야 할 조언”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책실장 교체 전후 두 사람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우리 사회가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의 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되 현실 적합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접근 방법은 유연하게 가져가라는 조언이 아니었을까 싶다. 또 청와대와 내각의 팀워크 문제를 잘 풀어가라는 당부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우리 경제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용·투자·소비 등 실물경제가 부진한데다 정부 정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대외적으론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2기 경제팀’이 앞을 내다보는 정책 수립과 매끄러운 집행으로 국민 불안을 달래고 가시적 성과를 내기 바란다.

안재승 논설위원 jsahn@hani.co.kr

▶ 관련 기사 : 김수현 실장 “보유세, 고가 다주택자부터 현실화”

▶ 관련 기사 : 김수현 실장 “소득주도성장 수정 계획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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