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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동창리의 추억 / 박병수

등록 2019-03-24 17:31수정 2019-03-25 08:51

북한 동창리 발사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권 직후인 2012년 4월 ‘광명성 3호’ 발사로 세상에 존재를 알렸다. 북한은 이후 이곳에서 2012년 12월에 ‘광명성 3호’를, 2016년 2월엔 ‘광명성 4호’를 발사했다.

북한은 당시 “과학적 목적의 인공위성 발사”라고 주장했다. 실제 북한은 광명성을 2차례나 궤도에 올렸다. 북한은 광명성 4호가 발사 하루 만에 위성사진 7천장을 전송해왔다고 밝혔지만 이들 사진을 공개한 적은 없다. 광명성은 얼마 못 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거나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남한과 미국은 광명성 발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발사”라고 비난했다. 위성이냐 미사일이냐는 발사체인 로켓 위에 탑재한 게 위성이냐 탄두냐의 차이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 중에는 “광명성 발사체의 형태나 구조 등이 미사일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북한의 위성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이들이 있다. 실제 북한은 2017년에 본격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5형’을 개발해 첫 시험발사를 했는데, 이 미사일은 기술적으로 광명성과 아무 연관성이 없다. 우선 광명성은 3단 로켓인 반면 화성 15형은 2단으로, 전혀 다른 시스템이다. 또 1단 로켓 엔진도 광명성이 노동미사일 4기를 묶어 만든 반면, 화성 15형은 소련 시절 엔진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현실에선 위성 발사인지 미사일 발사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고 있어, 위성 발사도 제재 대상이다.

북한은 2012년 2월 미국과 ‘2·29 합의’를 했다. 미국의 식품 제공과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중단 등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두달 뒤 광명성 3호를 쐈다. 북한은 “미사일이 아니라 위성 발사”라고 주장했으나,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북-미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북한이 최근 동창리 발사장의 일부 시설을 복구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혹여 북한이 3년 만에 다시 로켓 발사를 계획한다면 이번엔 트럼프 행정부와의 북·미 대화 종언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박병수 논설위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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