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입은 한 고등학생이 초조하게 무언가를 계속 읊조리고 있습니다. 한 취업박람회에서 면접을 앞둔 그의 손에는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미리 써본 메모지가 들려 있습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적은 언제입니까? 어떻게 극복했습니까?’ 밤새 모범 답안을 쓰고 지우며 준비했을 그의 어젯밤 모습이 그려집니다. 고졸 실업률의 상승 속에 고졸-대졸 사이의 임금 격차는 여전하기만 합니다.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삼는 고등학교 교육 현실 속에서 이들에게 취업의 문마저 더는 좁아지지 않기를 기대해봅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