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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디지털 위안화’, 달러 패권에 도전장?

등록 2020-04-27 15:43수정 2020-04-28 02:39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세계 각국에서 현금 사용이 감소하는 가운데 중국이 ‘디지털 화폐 혁명’의 선두 주자로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은 전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최초로 ‘디지털 화폐-전자결제’(DCEP) 시스템을 시험 운영 중인데, 우선 쑤저우·슝안·청두·선전 등 4개 지역에서 시험 운영한 뒤 현금 통화의 일부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로 관영 디지털 화폐 시대가 막을 올리고 있다.

인민은행이 6년의 준비 끝에 내놓은 이 화폐는 스마트폰에 저장해 현금처럼 사용한다. 중국에선 이미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전자결제 기술이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지만, 인민은행의 디지털 화폐는 중앙은행의 화폐 기능과 결제 기능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훨씬 파급력이 크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만 투기 거래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하는 암호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안정된 가치를 가진다. 중앙은행이 모든 거래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어 자금세탁이나 도박·테러 자금을 차단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당국이 개개인의 모든 금융 활동을 속속들이 파악해 사생활을 완벽하게 감시하는 ‘빅브러더 사회’의 도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국제적으로는 미국의 달러 패권에 대한 중국의 도전장으로도 볼 수 있다. 현재 국제 무역 결제의 약 90%, 세계 외환보유고의 약 60%가 달러로 운용된다. 반면 중국 위안화의 비중은 약 2%에 불과하다. 달러 기축통화에 기반한 미국 금융시스템을 통하지 않고는 무역 거래나 국제 투자가 불가능하다. 미국은 북한이나 이란처럼 고분고분하지 않은 나라들을 자국의 금융망에서 배제하거나 이들 국가와 제3국 기업의 거래까지 막는 제재의 채찍을 휘둘러 세계를 통제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이 주도하는 디지털 화폐 기술이 확산되면, 중국과 거래하는 나라와 기업들은 미국 금융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위안화를 기준으로 곧바로 무역 결제를 할 수 있게 되고 미국의 통제력은 약해진다.

현재 50여개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연구중이지만, 미국은 중앙은행 차원의 디지털 화폐 발행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 자체적으로 디지털 화폐 ‘리브라’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우리가 논쟁만 하는 동안 중국은 몇달 안에 움직일 것이다. 미국이 혁신하지 않으면 우리 금융 리더십은 보장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디지털 대약진’은 미국의 금융 패권을 뒤흔들게 될까?

박민희 논설위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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