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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성한용 칼럼] 국회가 바로 정치의 중심이다

등록 2020-05-26 09:25수정 2020-05-26 10:10

2016~2017년 촛불 혁명은 미완이다. 개헌을 통해 완성해야 한다. 대통령 임기가 2년 남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운 권력구조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지금이 개헌의 적기다. 21대 국회의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제21대 국회 초선의원들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국회 초선의원들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국회의원 임기가 5월29일 끝난다.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였을까? 거짓말이다.

매번 국회가 끝날 때마다 ‘역대 최악의 국회’였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민주주의를 싫어하는 기득권 세력의 반정치주의에 편승한 언론의 상투적 프레임이다. 21대 국회가 끝나면 또다시 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였다고 평가할 것이다.

20대 국회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2016년 12월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234명, 78% 찬성으로 의결했다. 당시 여론조사의 탄핵 찬성 응답자 비율과 일치하는 수치다. 민의를 정확히 대변한 것이다. 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됐다. 여당과 야당의 정파적 판단을 초월한 의원들의 결단이었다.

만약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부결시켰다면 국민이 국회를 해산시켰을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3개월 뒤 만장일치로 국회의 판단을 추인했다. 대한민국은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현직 대통령을 파면하고 다음 대통령을 선출한 정치 선진국으로 올라섰다. 20대 국회의 공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검찰개혁법안도 20대 국회의 중요한 성과다. 여야가 타협하지 못하고 범여권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은 아쉽지만, 정치개혁과 검찰개혁의 첫발을 뗐다는 정치적 의미가 훨씬 더 크다.

20대 국회는 법안 8737건을 의결했다. 18대는 7104건, 19대는 7839건이었다. 법안 처리 건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제출된 법안 대비 처리 비율이 낮은 것은 의원들의 법안 발의 남발 때문이다.

2018년 63억원이었던 특수활동비는 2019년과 2020년 9억8천만원으로 대폭 줄였다. 의원 외교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의회외교활동자문위원회 심사로 외유성 출장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국회 개혁은 물론 아직 멀었다. 국회의원은 여전히 세비라고 불리는 수당을 받는다. 다른 공무원처럼 노동의 대가로 보수를 받고 근로소득세를 납부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국회의원 수를 늘리고 국회 전체 예산은 줄여야 한다. 대표성과 비례성을 높여야 한다.

그래도 크게 보면 우리나라 국회와 국회의원 수준은 과거에 비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21대 국회의원은 5월30일 4년 임기를 시작한다. 특히 초선 의원 151명은 가슴이 설렐 것이다. 국민의 대표는 영광스런 직책이다.

국회의원은 청렴의 의무가 있다.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여야 한다. 국회의원은 지위를 남용하여 국가·공공단체 또는 기업체와의 계약이나 그 처분에 의하여 재산상의 권리·이익 또는 직위를 취득하거나 타인을 위하여 그 취득을 알선할 수 없다. 헌법 46조의 내용이다.

국회의원은 출세하는 자리가 아니다. 현직일 때는 엄청 막강하지만 그만두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금단증상이 매우 심각하다. 돈도 벌지 못한다. 출세하려고 국회의원이 됐다면 하루빨리 그만둬야 한다.

21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19 사태 위기 극복이다. 코로나19는 단순한 전염병이 아니다. 충격파는 올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이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경제와 사회 시스템이 통째로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위기를 버텨내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세우는 일은 정치의 역할이다.

대통령과 행정부 관료들의 노력만으론 안 된다. 지금은 창조적 발상과 설득, 타협, 양보의 덕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다. 그런 유전자를 가장 많이 가진 사람들이 바로 정치인이다. 국회의 활약이 필요하다.

21대 국회가 짊어진 또 하나의 과제는 개헌이다. 20대 국회의 과제를 넘겨받았다. 변혁은 반드시 개헌으로 체제화된다. 헌법이 바로 체제이기 때문이다. 1960년 4·19 혁명, 1961년 5·16 쿠데타, 1980년 쿠데타, 1987년 6월 항쟁 이후 개헌이 이루어졌다.

2016~2017년 촛불 혁명은 미완이다. 개헌을 통해 완성해야 한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은 실패했다. 이번에는 국회가 나서야 한다.

대통령 임기가 2년 남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운 권력구조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지금이 개헌의 적기다. 21대 국회의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성한용 |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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