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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가짜뉴스와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 구본권

등록 2020-08-30 15:14수정 2020-08-31 02:10

11월3일 치러질 미국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위키피디아에서 ‘편집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이후, 위키피디아 해리스 항목은 수시로 수정되고 있다. 지명 뒤 이틀 동안 해리스의 ‘흑인’ 서술을 놓고 내용 수정이 300번, 토론은 2만회 가까이 이뤄졌다. 자메이카 출신 흑인 아버지와 인도 태생 어머니 사이에서 미국 이민 2세대로 태어난 해리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아니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주장이다. 해리스가 흑인의 미국식 지칭인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아니라는 주장을 통해 흑인층 지지를 차단하려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시도가 온라인 편집 전쟁으로 나타난 것이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이 주된 정보유통 도구가 되면서 온라인 곳곳은 여론 전쟁의 최전선이 됐다. 거짓정보를 퍼뜨리는 세력이 조직화함에 따라 가짜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과 영국 브렉시트는 가짜뉴스의 영향력을 알려준 계기였다. 그해 영국 옥스퍼드사전은 ‘탈진실’(포스트트루스)을 ‘2016년의 단어’로 선정했다.

4년이 흘렀지만 가짜뉴스에 대한 실질적 해결 방안은 나오지 않았고 전선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거짓선지자들이 유포하는 코로나19 ‘인포데믹’(정보전염병)은 국내에서도 국민의 생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국내외 인터넷 기업들도 인공지능까지 동원해 허위 정보를 막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다.

최근 정부와 일부 정치인들이 디지털 환경에 맞는 새로운 문해력과 미디어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미디어 문해력(리터러시) 교육 강화에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신종 사기꾼이 출몰하고 법과 기술에 의존한 대응의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 가장 효과 높은 방법은 이용자들의 비판적 미디어 수용 능력 높이기다. 디지털 환경에서 조작과 편집기술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기술을 악용하려는 세력은 조직화하고 있다. 누구나 디지털 미디어 속에서 살고 있지만, 강력하고 매력적인 디지털 미디어가 어떻게 작동하고 개인과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짜뉴스 창궐의 진짜 이유다.

구본권 산업팀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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