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인근 텅 비어 있는 가게 옆에 누군가 마련한 길고양이 급식소에서 주위를 경계하며 밥을 먹던 삼색이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위험한 생물체가 아닙니다’라는 뜻으로 눈동자를 슬며시 돌리다가 눈에 들어온 보도블록. 삼색이의 식사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다가가니 어떤 이유에서 고양이 급식소가 있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제발 간식 주지 마세요’라고 쓴 흔적과, ‘지 마’ 위에 네모로 칠한 흔적이 보여 웃음이 났다. 그래서… 삼색이와 친구들은 어쩌면 좋지?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