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소복을 입고 아들의 사진을 만지며 ‘왜 죽었냐’고 울부짖는 어머니들 곁으로 나비가 날아들었다. 국립5·18민주묘지에 있는 오월 영령들에게 올해도 그날이 왔다고 알리는 듯 나비는 묘역 이곳저곳 바쁘게 돌아다녔다. 900억원이 넘는 추징금을 아직도 내지 않는 사람은 사죄할 마음도 생각도 없어 보인다. 전 재산 국가 헌납을 대국민 기자회견 방식으로 두번이나 약속했지만 이 약속을 세상 사람들이 잊기를 바라는지 지키지 않고 있다. 그래서 다시 오월, 나비가 묘역에 날아들었는지 모른다. 영령들에게, 남겨진 사람들에게 아직 편히 눈감아서는 안 된다고, 편히 세상을 살아서는 안 된다 알리려고.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