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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공수처의 ‘윤석열 입건’ 단상 / 박용현

등록 2021-06-16 16:22수정 2021-06-17 02:40

2002년 대선에서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이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 체중 미달로 병역을 면제받은 이 후보 아들들의 병적기록표가 오기, 날인 누락 등 문제투성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을 제기한 쪽과 한나라당의 상호 고소·고발로 촉발된 수사는 80여일에 걸쳐 진행됐는데, 대선을 두달가량 앞두고 발표된 검찰 수사 결과는 “(병역비리가) 있는지 없는지는 몰라도 기소해 입증할 만한 단서가 없다”는 것이었다.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 도곡동 땅과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를 차명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선을 2주일 앞두고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검찰은 ‘다스가 이 후보의 소유라는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13년 뒤인 2020년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라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캠프의 러시아 유착 의혹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연방수사국(FBI) 수사가 진행됐다. 양쪽 진영이 모두 연방수사국의 의도를 의심했다. ‘정치적 수사’였다는 비판이 일면서 대선 뒤 법무부 감찰관이 두 사건 수사에 대한 감찰을 진행했다. 마이클 호로위츠 감찰관은 수사 진행 과정에 일부 절차적 잘못은 있었으나 정치적 편향이 작용하지 않은 정당한 수사였다고 결론 냈다. 다만 호로위츠 감찰관은 보고서를 통해 “연방수사국이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하기 위해 또는 조직 자체의 이해관계를 위해 선거 수사를 해온 역사에 비춰 선거 관련 수사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정치인이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사와 기소는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두는 등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는 수사기관이 정치 과정에 개입할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정식 입건해 수사에 나선 것을 두고 ‘정치 개입 아니냐’ ‘면죄부용 수사 아니냐’는 양론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에 나설 인물이라고 해서 범죄 의혹 수사에서 면제될 수는 없다. 동시에 수사기관이 정치적 의도에 관한 의심을 사서도 안 된다. 전례를 교훈 삼아 중립·공정성을 지키면서 엄정하게 수사하는 ‘정도’를 걷는 길밖에 없다.

박용현 논설위원 pi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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