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 지금 해야 할 몫
하루 종일 들판에서 풀을 뜯던 소떼 가족들이 저녁때가 되어 집으로 향합니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닌데 자기들끼리 줄을 지어 서더니 맨 앞과 뒤는 어미 소들이, 가운데는 송아지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신기하기도 하지만 하물며 짐승들도 이렇게 서로를 살피고 보듬으며 제 할 몫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그저 감탄스럽기만 합니다. 가슴 시린 봄날이 이어지는 요즘, 힘깨나 쓰신다는 이 땅의 나라님들에게 가슴을 부여잡고 한 가지 여쭈려 합니다. “당신이 지금 해야 할 몫은 무엇입니까?”
임종진/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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