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혹한의 바람과 눈보라를 이겨내고 꽃망울을 지켜낸 나뭇가지가 아니었다면 홍매화 몇 송이 봄소식을 전할 수 있었을까. 먼저 핀 꽃이 먼저 진다지만 그래도 먼저 피기까지 앞선 힘듦을 이겨냈기 때문에 만개가 아니어도 눈에 띄는 것이 아닐까. 3월이다, 봄이다. 풀과 나무가 뿌리를 더 깊게 내리고 엄동설한을 견뎌낸 뒤 더 높은 하늘에 닿는 것처럼 새 희망의 봄을 맞이할 꿈에 부푼다. 전남 장성 백양사 천진암 앞뜰에 핀 홍매화.
장성/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