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아랄해의 가장 큰 항구였던 아랄스크에서 90여㎞ 떨어져 있는 타스투베크 마을. 1960년대 옛 소련 정부가 대규모 목화농장을 만들기 위해 강줄기에 무분별하게 관개시설을 만들어 물을 끌어다 쓰는 바람에 바다는 밀리고 밀려 시야에서 사라졌다. 자연은 참혹한 사막화로 인간의 어리석음에 답했다. 바다 없는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뒤집힌 배를 놀이터 삼았다. 짭조름하거나 비릿한 바다 내음이 있어야 할 공간을 모래바람이 채운다. 2018년.
글·사진 김동우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