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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카카오 논란’은 진행형, ‘빅테크 횡포’ 규제 더 속도 내야

등록 2021-09-15 18:00수정 2021-09-16 02:34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에 전국 택시 기사의 92.8%가 가입한 가운데, 카카오가 돈을 더 내면 택시를 더 빨리 잡아주는 ‘스마트 호출’ 서비스를 폐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에 전국 택시 기사의 92.8%가 가입한 가운데, 카카오가 돈을 더 내면 택시를 더 빨리 잡아주는 ‘스마트 호출’ 서비스를 폐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게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두고, 지난주 회사를 찾아가 조사를 벌였다. 그러자 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해 사업 철수’, ‘파트너와 동반성장’을 뼈대로 한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을 14일 전격 발표했다. 공정위 조사가 카카오의 독점 횡포에 대한 비판 여론에 바탕을 둔 것임을 인식하고, 발빠른 조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꽃·간식·샐러드 배달·중개 서비스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도 골목상권은 침해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해두기 바란다. 카카오는 돈을 더 내면 택시를 더 빨리 잡아주는 ‘스마트호출’ 서비스도 폐지하기로 했다. 소비자 부담을 키워 돈을 버는 것이 혁신일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파트너와 동반성장’ 부분은 미봉이라 봐야 할 것 같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입한 택시 기사들에게 ‘우선 배차 혜택’을 주는 ‘프로 멤버십’ 가격을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60% 내렸다. 대리운전 업계는 기존 20%의 고정 수수료 대신, 수급 상황에 따라 0~20%를 적용하는 변동 수수료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둘 다 서비스는 그대로 존치하는 것이어서 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

카카오는 또 김범수 의장이 100% 지분을 갖고 가족 구성원이 임직원으로 일한 ‘가족 회사’ 케이큐브홀딩스를 미래 교육과 인재 양성 같은 사회적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세상이 지켜본다는 것을 잊지 말고, 깔끔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독점 횡포를 부리는 빅테크 기업은 카카오만이 아니다. 정부와 국회는 빅테크 기업의 거래 관련 이슈에서 공정거래 질서를 제도화하는 데 더 속도를 내야 한다. 입점업체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플랫폼’ 기업에 계약서 교부 의무 등을 부여하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플랫폼이 고의 과실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 경우 책임을 지게 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 등은 늦출 이유가 없다. 택시 기사 등 빅테크 기업과 일하는 이들이 대등한 지위에서 거래 협상을 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빅테크 기업과 이해관계자 사이의 갈등 가운데는 법으로 풀기 어려운 것이 많다. 카카오가 이번 조처에서 ‘사회적 책임’이란 표현을 쓴 것은 다행한 일이다. 우월한 지위에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식이 확고해야, 혁신의 길이 빗나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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