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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화물연대 파업 돌입, ‘안전운임’ 놓고 머리 맞대야

등록 2022-06-07 18:23수정 2022-06-14 17:49

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길가에 앉아 쉬고 있다. 의왕/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길가에 앉아 쉬고 있다. 의왕/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가 7일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대규모 파업이다. 당장 기름값이 크게 오르고 있는데다 화물기사들에게 최저임금이나 다름없는 ‘안전운임제’가 ‘일몰 조항’에 의해 올해 이후 폐기될 상황이어서,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따른 산업 피해도 작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불법행위 엄정 대응’만 강조할 뿐,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강경 대응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전국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집단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전체 조합원 2만여명 가운데 9000여명(약 40%)이 참여한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추산했다. 화물연대가 지난달 말부터 파업을 예고하고 주요 화주와 운수 기업들이 사전 조처를 해온 터라 당장은 물류에 큰 차질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안전운임제가 적용되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중심으로 물동량이 줄어드는 건 시간문제다. 무엇보다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안전운임제는 원가와 연동해 최소 운임을 보장함으로써 화물기사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또한 대형 인명 사고의 원인인 화물차들의 과적과 장시간 노동 등 위험한 관행을 개선하는 효과도 국제적으로 검증돼 여러 나라에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20년에 컨테이너와 시멘트에 한해 3년 시한의 일몰제로 도입하는 데 그쳤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과 경제계가 제도 도입에 강하게 반대하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타협해 나온 결과다.

화물 운임을 시장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은 차를 운행할수록 손해만 보는 화물기사들의 현실과 국민의 안전을 모두 도외시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이 지난 6일 “불법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부는 ‘법대로’만을 외치고 있다. 현행법대로라면 노동자가 아닌 화물기사들이 대체차량 투입을 막는 건 불법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가 모든 노조 활동을 보장하도록 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87호를 지난해 4월 비준해놓고도, 관련 법을 정비하지 않은 탓이 크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화물연대와 대화에 나서 안전운임제 일몰 조항 폐지와 적용 대상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입법 보완의 책임은 다른 누구보다 국회에 있다. 여당이 된 국민의힘 못지않게 다수당인 민주당도 역할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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