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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보여주기’ 봉사에 ‘망언’까지 수해 민심 할퀸 여권

등록 2022-08-12 19:24수정 2022-08-19 16:49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지난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당 지도부와 찾은 서울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맨 왼쪽), 임이자 의원(모자 쓴 이)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티브이(TV) 화면 갈무리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지난 11일 수해 복구 자원봉사를 위해 당 지도부와 찾은 서울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맨 왼쪽), 임이자 의원(모자 쓴 이)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티브이(TV) 화면 갈무리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수해지역 봉사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망언’을 한 데 대해 전날에 이어 다시 한번 사과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뒤늦게 당 윤리위원회 회부 방침을 밝혔지만, 가뜩이나 상심한 민심에 시름만 더하는 여권의 행태는 한심함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김 의원은 삶의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한 상인들의 고통마저 홍보 수단으로 삼으려던 ‘본심’을 숨기지 못했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의 발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어진 대응 역시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방송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김 의원 옆에 있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문제의 발언을 듣고도 제지하기는커녕 모르는 척 딴청을 부렸다. 주호영 위원장은 “그 친구가 평소에도 좀 장난꾸러기”라고 김 의원을 감쌌고, 되레 “큰 줄기를 봐달라” “여러분들 노는 데 우리가 다 찍어보면 여러분들은 나올 거 없을 것 같나”라며 언론에 적반하장식 화살을 돌렸다. 더욱이 이날 행사는 국민의힘이 비대위 전환 뒤 진행한 첫번째 외부 공식 일정이었다. ‘비상 상황’을 자처하며 쇄신을 다짐한 집권 여당의 저급한 인식 수준이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대통령실 역시 다르지 않다. 대통령실은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숨진 서울 신림동 반지하주택 앞에 윤석열 대통령이 쪼그려 앉은 사진을 홍보용 카드뉴스로 만들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했다. 지난 9일 폭우 당일 윤 대통령의 ‘재택 지시’가 논란이 되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비에 대한 예고가 있다고 그래서, 비가 온다고 그래서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합니까” “대통령이 계신 곳이 곧 상황실” 등의 궤변으로 원성만 샀다. 사망·실종자가 19명에 이르고 이재민 1490여명이 발생했는데도, 대통령실은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그저 자신들을 향한 비판만 억울한 것 같다. 에스엔에스에선 폭우 당시 ‘무정부 상태’가 주요 키워드로 등장할 정도였다. 왜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리는지 거듭 성찰해야 한다.

김성원 의원은 이날 사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의 진정성까지 내치지 않아주시길 국민께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피눈물 흘리는 곳에서 “얼빠진 소리”(금태섭 전 의원)나 하는 집권 세력에게 ‘진정성’을 느끼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윤리위는 보여주기식 ‘솜방망이 처분’이 아니라 중징계로 그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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