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한마디에 여가부 지원이 중단된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을 재개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15일 현재 1만3천여명이 참여했다. 공동대책위원회 누리집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성평등과 페미니즘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자기 돈으로 자기 시간 내서 하면 된다”는 글이 큰 논란을 빚고 있다. 내부총질 문자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그가 ‘국민 갈라치기’로 시선을 돌려보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위기를 키우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권 원내대표는 글에서 청년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버터나이프 크루’ 사업에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지난달 그의 말 한마디에 출범식까지 했던 이 사업 지원을 여성가족부가 전면 중단한 것을 두고 최근 관련 단체의 반발과 서명운동이 본격화됐는데, “오히려 이런 사업에 혈세가 3년 동안 들어간 게 개탄할 일”이라며 선정된 프로젝트들을 “밥 먹고 토론하고 노는 거”라고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그가 폄하한 영화 성평등 지수 사업은 성차별 개선을 위해 각국 영화계에서 활발히 진행 중인 시도다. 공유주방 역시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평등한 문화와 ‘관계 맺기’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4기를 맞은 이번 사업은 남성 참여자에게 가산점을 줘서 참여율도 두자릿수로 늘었다고 한다.
권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내용도 파악 않고 ‘젠더갈등을 유발’하는 사업이라고 단언한 셈이다. 무엇보다 ‘성평등’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는 일을 두고 자기 돈 내고 하라는 상식 이하 발언을 한 것은 국민의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심한 작태다. 이런 일이 ‘세금 낭비’라면 도대체 국가는 무슨 일을 위해 존재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권 원내대표 자신이 성평등 인식 문화 확산 사업의 필요성을 더 분명히 보여준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