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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윤보다 생명’ 다시 불붙은 SPC 불매운동의 외침

등록 2022-10-18 18:30수정 2022-10-20 14:18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열린 ‘제빵공장 청년노동자 사망사건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청년단체 회원들이 SPC 로고에 사고 해결을 위한 요구안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열린 ‘제빵공장 청년노동자 사망사건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청년단체 회원들이 SPC 로고에 사고 해결을 위한 요구안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과점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에스피씨(SPC)그룹 계열의 빵 재료 제조업체에서 2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참혹하게 숨진 사실이 알려지자 에스엔에스(SNS)를 중심으로 에스피씨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임종린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장의 단식투쟁 때에 이어 시민들의 두번째 연대 움직임이다. 젊은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과 회사 쪽의 납득할 수 없는 대응에 대한 분노가 소비자운동으로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이 왜 이토록 분노하는지를 에스피씨그룹은 깊이 깨달아야 한다.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 에스엔에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에스피씨 계열 브랜드 목록을 공유하며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째인 18일 현재 이 목록은 1만6000건 넘게 리트위트됐다. 누리꾼들의 관심도를 보여주는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에는 ‘SPC 불매’ ‘불매운동’ 등이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은 특히 회사 쪽이 사고 이튿날 곧바로 일부 기계의 가동을 재개했다는 것에 분노했다. 함께 일하던 동료가 처참하게 숨졌는데 하루 만에 같은 장소에서 일을 하라고 하는 건 너무 비인간적인 처사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고 당시 고인이 2인1조로 일했다는 사쪽의 설명과는 달리, 혼자서 일하다 참변을 당했다는 증언도 이날 새로 나왔다.

에스피씨그룹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반노동적인 행태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됐다. 2017년 노동자 불법파견 사실이 드러나 고용노동부로부터 제빵기사 등 5300여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을 받은 데 이어, 이듬해 노동자 처우 개선 등을 담은 사회적 합의안을 마련하고도 ‘자회사 직접 고용’ 외에는 합의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사왔다. 노동자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을 차별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실이 노동위원회 판정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에 임종린 지회장이 부당노동행위 중단과 사과 등을 요구하며 53일간 단식투쟁을 벌였고, 시민들은 불매운동과 매장 앞 1인시위 등으로 힘을 보탰다.

지금 시민들은 ‘죽음으로 빚은 빵을 거부한다’고 외치고 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노동기본권을 가벼이 여기는 기업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참사가 에스피씨그룹이 노동을 존중하고 이윤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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