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검찰에 출석해 성남에프시(FC) 축구단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는다. 제1야당 현직 대표가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는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회피하지 않고 당당히 응하기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 실제 조사에도 성실하게 임하기 바란다. 검찰은 야권에 대한 표적·편파 수사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제라도 최소한의 균형감과 공정성은 보여줘야 한다.
이 대표는 과거 성남시장 시절 성남에프시 구단주를 겸하면서 2016~2018년에 걸쳐 네이버, 두산건설 등 민원성 현안이 있는 기업을 골라 모두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그 대가로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제3자 뇌물공여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 대표는 직접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도 아니고 시장으로서 산하 기관의 공적 이익을 도모한 정상적인 행정 행위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 2021년 경찰 수사에선 무혐의로 결론 났던 사안이지만, 지난해 검찰 요구로 재수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 성남시 직원과 기업 관계자들이 불구속 기소됐고, 검찰은 이들 공소장에 이 대표를 공범으로 기재했다. 정권이 바뀌자 수사 결과도 정반대로 뒤집힌 사안이어서 원천적으로 논란 소지를 안고 있다. 소모적인 국론 분열의 불씨로 작용하지 않도록 양쪽 모두의 냉철한 대응이 요구된다.
이 대표가 10일 검찰에 출석할 때 당 지도부가 동행하기로 한 것을 두고는 편파 수사에 대한 당 차원의 경고가 필요하다는 시각과 대표 개인의 의혹을 당 전체가 방어하는 모양새는 곤란하다는 주장이 병존한다. 둘 다 일리가 있다. 다만 이 대표가 출석하기로 한 마당에 굳이 ‘방탄’ 논란의 빌미를 줄 필요가 있을지는 냉정하게 따져볼 대목이다. ‘국민 눈높이에서 당당하게’가 제1의 대응 원칙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
검찰은 이 대표 수사에 60여명, 전 정권 수사에 90여명의 검사를 투입한 반면,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엔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이래서야 검찰 수사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국민이 많지 않다. 야권 수사를 ‘인디언 기우제’식으로 내년 총선까지 끌고 가면서 민심과 정치 일정에 영향을 끼칠 생각이라면 빨리 접는 게 좋다. 더 이상 ‘정치 수사’ 의혹을 키우지 말고,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의거해 엄정하고도 신속하게 수사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