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대선 패배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며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2차 출석 조사 요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이 대표는 지난 28일 12시간 반에 걸친 1차 조사를 받은 뒤 “검찰이 추가 소환을 하기 위해 시간을 끌고 했던 질문을 또 하고 있다”며 2차 조사 불출석을 시사했지만, 이틀 만에 마음을 돌렸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엔 성남에프시(FC) 축구단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 출석하면 3번째 검찰 조사를 받는 셈이다. 검찰은 그 전에도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알지 못한다”고 한 이 대표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출석을 요구했지만, 그때는 이 대표가 응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백현동 의혹 등으로 이 대표를 부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줄줄이 검찰 수사가 이어지는 이 대표의 처지도 곤궁하지만, 정권이 바뀐 이후 온통 야당 대표 수사로만 지새우는 검찰의 행태를 바라보는 국민 눈길도 곱지 않다. 1년4개월 전 수사가 시작된 대장동 의혹만 해도 물증보다 관련자들 주장이 난무하며 국민의 피로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28일 조사에서도 검찰은 이 대표의 의미 있는 진술을 끌어낼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질문을 반복하고, 이 대표는 검사 질문에 “출석하며 제출한 진술서로 갈음한다”고 답변하는 양상이 반복됐다고 한다. 이런 식이라면 검찰 조사를 계속 끌 이유가 없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끝으로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신속히 매듭짓고, 증거와 법리에 입각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시에 검찰은 ‘50억 클럽’ 등 그동안 야당 수사를 핑계로 손을 놓고 있었던 대장동 의혹의 또다른 줄기에 수사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공범 의혹 등 살아 있는 권력 수사 또한 더 늦춰선 안 된다. 그렇지 않고선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야당만 헤집는다는 의구심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여야는 민생 회복이라는 국회 본연의 과제를 돌아보기 바란다. 역대급 한파 속 난방비 급등으로 이번 겨울은 어느 때보다 춥고 힘겹다. 교통비 등 생활물가도 줄줄이 오를 예정이다. 이런데도 여야는 ‘방탄’ ‘야당 탄압’ 프레임을 내세워 치고받느라 민생 논의에 아무런 진전 없이 1월 임시국회를 흘려보냈다. 2월 임시국회에선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