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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주요 당직 ‘친윤 도배’ 여당, 빈말 된 ‘연포탕’ 약속

등록 2023-03-26 18:14수정 2023-03-27 02:40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에 박대출 의원이 임명되면서 ‘김기현 체제’ 당직 인선이 마무리됐다. 정책위의장은 물론 김 대표가 당선 뒤 선임한 사무총장과 전략기획·조직부총장, 대변인, 여의도연구원장 등 핵심 주요 당직이 모두 ‘친윤’에게 돌아갔다. 김 대표와 함께 전당대회(전대)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5인으로 범위를 넓혀도 친윤 아닌 사람이 없다. 마지막 남은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선출하게 되지만, 그 역시 주요 후보가 모두 친윤이다.

앞서 김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자신의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스스로 “‘연포탕 정치’를 통해 당의 화학적 통합을 만들어 내겠다”고 여러 차례 다짐했다. 화학적 통합은 그냥 말로만 되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주요 당직 인선에서 계파 안배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끌어안는 것이다. 그런데 김 대표는 한 자리 예외도 없이 ‘친윤일색’으로 채웠다. 당선된 지 한달도 안 돼 공약을 빈말로 만들고, 식언을 한 셈이 됐다. “당의 대다수가 친윤계라 연포탕이 어렵다”는 김 대표의 말장난 같은 변명은 애초에 가능하지도 않고, 지킬 생각도 없는 공약을 당선을 위해 내걸었다는 말로 들린다.

문제는 당직 인선만이 아니다. 친윤 독식의 결과 여당 지도부에선 정책과 관련한 독자적인 목소리를 전혀 내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빈손’ 대일외교는 일방적으로 두둔만 할 뿐이다. ‘주 69시간’ 근로시간을 둘러싼 논란에도 대통령실과 정부 입장에 따라 오락가락하며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김 대표 당선 직후 국민의힘이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고 했던 정치권의 우려가 곧장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다음달 7일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에서까지 친윤 후보가 당선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해온 ‘당정일체’가 완성된다.

당내 통합도 못 하는 집권여당이 국민 통합은 어찌 이룰지 의문이다. 이런 친윤의 ‘묻지마 독주’에 벌써 민심의 경고등이 깜빡거리고 있다. 최근 정당 지지도 조사(한국갤럽)에서는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근소한 차이지만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전당대회 무렵 10%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격차가 한달도 안 돼 눈 녹듯 사라진 것이다. 집권여당의 맹목적인 대통령 추종은 당정 모두에 결과적으로 해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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