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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취임 1주년 기자회견마저 끝내 회피하는 윤 대통령

등록 2023-05-08 18:36수정 2023-05-09 02:38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0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예상대로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8일 언론에 취임 1년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이나 간담회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문화행사 외에는 특별한 공개 일정 없이 조용히 보낼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대통령이 1주년 기자회견을 피하고 ‘조용히 보내도’ 좋을 만큼 지금 상황이 한가로운가. 이런 내용을 ‘대통령실’도 아닌, ‘관계자’ 이름으로 슬그머니 전하는 것은 스스로도 민망하고 면구스럽기 때문이라고 본다.

대통령실은 기자회견 대신에 지난 1년간 윤 대통령의 행보를 담은 홍보 동영상과 소책자를 만들어 배포했다고 이날 밝혔다. 7~8일 이틀간 유튜브 ‘윤석열 티브이’ 등을 통해 각종 홍보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인사혁신처, 국무조정실 등 각 정부 부처에서도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홍보자료를 잇따라 펴내고 있다. 국정홍보 방송인 <케이티브이>(KTV)는 7~10일 4일간 특집방송을 집중편성하고 있다. 대통령실 홍보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모두 자화자찬성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자화자찬’은 하지 말라고 했다며, “성과를 쭉 펼쳐놓고 잘난 척하는 행사는 국민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이 잘한 것이 많다면, 이를 적극 국민들에게 알리는 행위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자화자찬식으로 내놓는 자료에 포함되는 외교안보, 노동, 인사 정책 등은 모두 논쟁적 사안들이다. 대통령은 지난 1년간의 성패를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국민들의 의문에 대해 행정부 수반으로서 성실히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자회견에 적극 임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지금 방식으로는 ‘불통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해 8월17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윤 대통령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자회견이었다. 올해 초에도 신년사 낭독으로 갈음한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기념하는 회견도 열지 않겠다고 하니 이해가 안 된다. 얼마 전 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고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1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온갖 까다로운 질문에 답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수시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한다. 우리나라 대통령만 국민 앞에 나서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말 못할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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