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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혁신위 인사 실패, 커지는 이재명 리더십 리스크

등록 2023-06-07 18:43수정 2023-06-07 19:07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기자들과 만나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지난 5일 임명된 지 9시간 만에 사퇴한 것과 관련해 “결과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대표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 위원장 사퇴와 관련해 자신의 책임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건 처음이다. 다만 이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건가’, ‘사과 계획이 있느냐’ 등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혁신위원장 인선 실패는 가뜩이나 도덕성·신뢰 위기에 봉착한 민주당을 더욱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 진정으로 무한 책임을 지겠다면, 먼저 왜 이런 납득하기 힘든 인선이 이뤄졌는지부터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선 짚고 넘어갈 건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인선 과정이다. 이 대표는 이번 인선을 발표 전날 저녁에야 최고위원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후보로 거론된 대부분의 인사가 제안을 거부하는 등 심각한 구인난이 일차적 원인이었다고 해도, 기본적인 검증과 의견 수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건 큰 문제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인선 때마다 지적하는 것 아닌가.

혁신위는 위기에 빠진 민주당을 일신해 국민 신뢰를 되찾을 반전 계기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부실한 밀실 인선의 결과로 당일 사퇴하는 일이 일어나면서, 이젠 오히려 혁신위 구성이 또 다른 짐이 되고 있다. 당 안팎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고 통합해야 할 혁신위마저 ‘친명’으로 구성해 당을 더욱 장악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불신도 자초했다.

이로 인해 이 대표 리더십에 대한 당 안팎의 의구심 또한 증폭되고 있다. 그동안에도 이 대표 리더십에 대해선 여러 각도에서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 대표는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당대표에 잇따라 출마해 당선됐다. 대선 후보로 나서 국민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받은데다 강력한 당내 세력을 구축했기에 ‘검찰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윤석열 정부에 맞설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당대표로서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또 ‘기소 시 당직 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 개정 시도 등으로 방탄 논란을 자초하는 등 주요 순간마다 당보다 개인을 앞세웠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돈봉투·김남국 의혹 초기에 당의 미온적 대처가 이어진데다 이번 혁신위 파동까지 겹치자 이젠 판단력과 리더십에 대한 의문도 일고 있다. 이 대표는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특단의 대응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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