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4대강 재자연화’ 뒤집기, 정권 따라 바뀌는 4대강 감사

등록 2023-07-20 18:59수정 2023-07-21 02:38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 소속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4월1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4대강 보 활용 가뭄대책 규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가뭄 대책인 4대강 보를 활용한 '물그릇론'을 규탄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 소속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4월1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4대강 보 활용 가뭄대책 규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가뭄 대책인 4대강 보를 활용한 '물그릇론'을 규탄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감사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한 5번째 감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금강·영산강의 보 해체 및 수문 상시개방 결정 과정에서 위법·부당 행위가 있었다고 20일 발표했다. 환경부는 감사원 판단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4대강 보 존치’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는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가 물의 흐름을 막아 수질 악화 등이 발생했다고 보고 4대강의 자연성을 회복(재자연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금강·영산강의 5개 보를 해체하거나 수문을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감사 결과를 보면, 감사원은 이 결정에 대해 보 해체 이후 수질·수생태계가 얼마나 개선되는지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유역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정부의 국정과제 시한에 맞추느라 서둘러 결과를 도출해 타당성·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런데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이것이 곧바로 ‘그래서 보 존치를 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지진 않는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마치 감사원 감사 결과가 ‘보 존치’를 입증한 것인 양 ‘원천 무효화’를 선언하며 ‘포스트 4대강 사업’으로 직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4대강 재자연화 정책’ 폐기를 주장한 데 이어, 취임 뒤에도 ‘4대강 보 활용’을 여러차례 언급해왔다. 그리고 이번 감사 결과를 전 정부 정책을 폐기하기 위한 ‘불쏘시개’로 삼은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대안으로 추진된 4대강 사업은 애초 취지와 달리 홍수·가뭄 예방에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히려 보 설치로 유속이 느려져 녹조 등 부영양화로 인한 수질 오염이 심각해졌다. 이에 따라 2021년 1월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금강·영산강 보의 해체 및 부분 해체를 의결한 것이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니 4대강 사업에 대한 사실관계와 분석이 달라졌다. 앞으로 정권이 또 바뀌면 지금 내려진 결정이 또 뒤바뀌는 건가. 물관리마저 진영 논리가 개입돼 벌써 10여년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정권에 따라 ‘맞춤형’ 감사 결과를 내놓는 감사원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2010년 이후 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 5차례 감사원 감사가 진행됐고, 내용도 그때그때 달랐다. 윤석열 정부 들어 지금껏 보여준 감사원의 행태를 보면, 이번 감사 결과를 누가 제대로 신뢰하겠는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위증교사 무죄’ 이유와 이재명의 앞길[11월26일 뉴스뷰리핑] 1.

‘위증교사 무죄’ 이유와 이재명의 앞길[11월26일 뉴스뷰리핑]

“양지마을의 폭행·감금·암매장”…지옥은 곳곳에 있었다 2.

“양지마을의 폭행·감금·암매장”…지옥은 곳곳에 있었다

[사설] 의혹만 더 키운 대통령 관저 ‘유령 건물’ 해명 3.

[사설] 의혹만 더 키운 대통령 관저 ‘유령 건물’ 해명

우리가 사랑하는 영도에서 [서울 말고] 4.

우리가 사랑하는 영도에서 [서울 말고]

윤 대통령은 언제까지 여유로울 건가? [권태호 칼럼] 5.

윤 대통령은 언제까지 여유로울 건가? [권태호 칼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