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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오송참사, 대통령 사과 않고 정부도 책임 안 졌다

등록 2023-07-30 18:04수정 2023-07-31 02:40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감찰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감찰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오송참사)와 관련해 감찰조사를 벌인 국무조정실이 지난 28일 결과를 발표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청장, 충북 행정부지사, 청주시 부시장, 청주흥덕경찰서장, 충북소방본부장 직무대리 등 5명의 인사조처를 해당 기관의 인사권자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행복청과 경찰 등의 공무원 36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오송참사는 지난 15일 아침에 일어났다. 순식간에 물에 잠긴 지하차도 안에서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청주에는 연 사흘째 500㎜가 넘는 ‘극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지만, 제때 대응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인재로 드러났다. 국무조정실도 “기회가 있었음에도 (여러 기관의)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아 비극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데,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정작 인사조처 대상에서는 빠졌다.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은 제외된 반면, 부지사와 부시장은 포함됐다. 더 가관인 것은 지사와 시장이 인사권자로서 부지사와 부시장을 문책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김영환 지사는 첫 보고를 받은 뒤 3시간30분이 지나서야 사고 현장에 도착하고도 “거기에 (일찍)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다. 국무조정실은 김 지사 등이 선출직이라서 인사조처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는데, 그렇다면 수사의뢰라도 해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맞다.

행정안전부는 이번에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정부조직법에 행안부는 “안전 및 재난에 관한 정책의 수립·총괄·조정, 비상대비 사무를 관장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마디로 국민 안전 컨트롤타워라는 것인데, 오송참사 전후로 무슨 역할을 했나. 이런 행안부는 왜 필요한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끝내 사고 현장에 가지 않았다. 국민을 향한 사과의 말, 유가족을 다독이는 위로의 말도 없었다. 국정 최고·최종 책임자로서 최소한의 도리를 외면한 처사다. 이러니 총리는 물론 장관, 경찰청장까지 누구 하나 책임지겠다거나 사과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번 참사를 계기로 “재난 관리체계를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사고 때면 늘 내놓던 뻔한 얘기를 되풀이할 때가 아니다. 책임이 무거운 ‘윗선’은 무사하고, 만만한 일선 공무원들만 벌주는 행태부터 그만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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