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24일 단식’ 끝낸 이재명 대표가 마주한 과제들

등록 2023-09-24 18:21수정 2023-09-25 02:38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선 진교훈 후보가 지난 22일 녹색병원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선 진교훈 후보가 지난 22일 녹색병원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동안 이어가던 단식을 지난 23일 중단했다. 윤석열 정부의 전면적 국정 쇄신을 요구한 단식으로 대여 투쟁의 ‘선명성’은 부각했지만 ‘방탄용’ 의구심은 끝내 불식하지 못했다.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은 건강 악화를 우려한 의료진의 강력한 권고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야당 대표의 장기간 단식은 1983년 당시 신민당 대표이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23일 단식’ 이후 처음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 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고, △민생 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천명 및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 쇄신과 개각 등을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다. 비록 ‘사법리스크’ 국면 전환용이라는 의심도 샀지만, 윤석열 정부 폭주를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여론을 모아낸 것은 성과였다.

하지만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 전날 ‘부결 호소’ 입장문을 내면서 단식의 명분이 상당 부분 퇴색된 것 역시 사실이다.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번복해 ‘방탄 단식’이라는 오명을 자초했고, 당내 설득에도 실패해 체포동의안 가결이라는 ‘역풍’을 불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대정부 요구 사항도 관철시키지 못했고, 당내 단합을 이루는 데도 실패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은 심리적 내전 상태로 빠져든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이들에 대한 징계 의지를 천명했고, 강성 지지층은 가결표를 던진 의원을 ‘색출’해 응징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자제시키고 통합에 힘써야 할 이 대표가 지지기반 강화에만 몰두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낸 입장문에서 “굽힘 없이 정진하겠다”며 대표직 수호 의지를 밝혔고, “민주당의 부족함은 민주당의 주인이 되어 채우고 질책하고 고쳐달라”며 강성 지지층의 입당과 결집을 호소했다.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 번복 등에 대한 유감 표명은 없었다.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26일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달려 있다. 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민주당은 더 큰 소용돌이에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단식 정국’을 끝낸 이 대표 앞에는 극심한 혼란에 빠져든 민주당을 수습할 책임이 놓여 있다. 민주당이 정권의 폭주를 견제하고 민생을 보듬는 제1야당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식 이후 이 대표의 리더십은 더 중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전쟁이 온다” [신영전 칼럼] 1.

“전쟁이 온다” [신영전 칼럼]

자영업자들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유레카] 2.

자영업자들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유레카]

대통령 거짓말에 놀라지 않는 나라가 됐다 [권태호 칼럼] 3.

대통령 거짓말에 놀라지 않는 나라가 됐다 [권태호 칼럼]

[사설] 윤 대통령 쇄신 요구 봇물, 7일 회견 똑같다면 화 키운다 4.

[사설] 윤 대통령 쇄신 요구 봇물, 7일 회견 똑같다면 화 키운다

윤 대통령 부부, 순방 갈 날만 기다리나 5.

윤 대통령 부부, 순방 갈 날만 기다리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