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가 안보위기 상황에서 주식 거래와 골프를 한 부적절한 처신과 자녀 학교폭력 등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한 날 주식거래를 하고 골프장에 간 행위는 ‘국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 후보자로서 치명적 오점이다. 자녀 학폭 문제는 현 정부 들어 여러 차례 물의를 빚은 사안이다. 그런데도 인사검증을 무사히 통과했다니 윤석열 정부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기준이 도대체 뭔지 알 수가 없다.
김 후보자는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해 1월5일 오전과 17일 오전·오후 업무시간에 주식 거래를 했다. 또 지난해 3월5일에는 북한이 오전 8시48분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오후 1시18분에 골프장을 이용했다. 15일 인사청문회에서는 여당 의원들로부터도 “군 고위 간부로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보일 처신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인물을 합참의장으로 발탁하다니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인사권자나 검증 책임자가 이런 사실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임명했다면 무책임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늘 ‘안보’를 내거는데, ‘안보’보다 ‘주식, 골프’를 더 챙기는 김 후보자가 왜 합참의장이 되어야 하는가. 얼마 전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국회에 출석해 있던 중 주식 거래를 하다 들통나기도 했다.
또 김 후보자의 딸은 중학교 때 동급생 집단폭행에 가담해 학폭 1호 처분(서면 사과)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인사검증 과정에서 질문이 수차례 있었으나 당시엔 인지하지 못해 (학폭 문제가) 없는 것으로 답변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말도 믿기 어렵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검증 대상자 말만 듣고 기초적인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인사검증의 허점은 심각하다. 현 정부 들어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등 자녀 학폭 문제로 홍역을 치른 게 한두번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무신경한가.
대통령실과 법무부가 담당해온 인사검증 체계는 총체적으로 실패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낙마가 이어져도 “(제기된 문제들은) 과거에도 성공한 사람을 쓸 때 비슷하게 반복됐던 문제들”이라는 등 궤변만 늘어놓을 뿐 책임은 고사하고 사과 한번 한 적 없다. 북한이 미사일 쏜 날 주식 거래, 자녀 학폭도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이라 할 텐가. 정부는 되풀이되는 인사 실패에 대해 사과하고, 실패로 귀결된 인사검증 체계를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