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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김건희 여사 명품 선물, 대통령실 침묵으로 넘길 일 아니다 [사설]

등록 2023-12-03 18:27수정 2023-12-04 18:45

‘서울의 소리’는 지난달 27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재영 목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는 내용의 의혹을 제기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서울의 소리’는 지난달 27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재영 목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는 내용의 의혹을 제기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지난달 27~30일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선물 수수와 관련한 영상들을 잇따라 공개했다. 김 여사가 재미동포 통일운동가 최재영 목사한테서 300만원 상당의 손가방을 받는 모습부터 최 목사가 카메라 달린 손목시계를 차고 보안검색을 통과하는 장면, 김 여사를 접견할 다른 방문객들이 쇼핑백을 들고 대기하는 모습, 김 여사가 “남북문제에 제가 좀 나설 생각”이라고 말하는 장면 등이 영상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부적절한 금품 수수 의혹은 물론 경호상 허점, 국정 개입 시사 등 김 여사 처신의 여러 문제점이 노출됐는데도 대통령실은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런 공식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명품 선물은 반환하기 위해 대통령실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는 익명 관계자의 설명이 고작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1회 100만원, 한해 3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을 수 없고, 이에 해당하는 금품은 지체 없이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환이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1년 넘도록 보관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법에 저촉된다.

미국에선 대통령과 배우자가 받은 일정 액수 이상의 선물은 모두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법에 정해져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최 목사 외에도 김 여사를 비공식적으로 면담하는 이들이 있었고 추가로 선물이 건네졌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받은 선물 내역을 투명하게 밝히고, 반환을 위해 보관 중인 선물이 있다면 공개해야 한다.

명품 선물도 문제지만, 김 여사가 에스엔에스로 최 목사와 연락하며 비공식 접견을 하게 된 과정과 국정에 관해 나눈 대화 내용도 부적절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통령 배우자의 일정과 행보가 공식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허술한 경호·보안 문제도 예사롭지 않다.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을 폐지한 것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대통령 배우자와 친족 등을 감시하는 특별감찰관도 서둘러 임명해야 한다.

이번 영상 보도를 둘러싸고 ‘함정 취재’ 방식의 윤리성 논쟁도 진행 중이다. 보도의 공익성과 국민의 알권리를 바탕으로 언론계와 수용자들의 숙고가 필요한 대목이다. 다만, 객관적 사실로 드러난 김 여사 처신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다. 김 여사와 대통령실은 함정 취재가 통하는 상황을 초래한 점부터 반성하고, 책임 있는 해명과 엄중한 후속 조처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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