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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재명 대표, 선거제·쇄신 요구에 무책임한 침묵

등록 2023-12-14 18:03수정 2023-12-15 02:42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등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2차 인재영입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등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2차 인재영입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 개편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민주당이 선거제 관련 의총을 연 건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번째다. 이날 의총에선 전날 “선거법을 지켜달라”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탄희 의원이 눈시울을 붉히며 거듭 ‘준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유지와 위성정당 방지’를 호소했다. 지난 의총에선 준연동형과 병립형 찬성 의견이 반반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병립형 회귀’ 반대가 더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의총 의견을 수렴해 결정을 내려야 할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의총에 불참했다. 원내대변인도 이 대표 불참 이유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한다. 애초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의총은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듣는 자리라며, 의총 의견을 모아 신속히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다. 취합된 의견이야 나중에라도 전달받을 수 있겠지만, 이날 당대표의 의총 불참이 당내 의견이 뭐든 이미 정해둔 대로 결정짓겠다는 의미가 아니길 바란다.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 “선거에서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라고 말한 바 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자신의 대선 공약인 ‘위성정당 없는 연동형’이 아니라 ‘병립형으로 회귀’하겠다는 뜻 아니냐는 풀이가 나왔다. 비례의석 47석을 정당득표율만큼 산술 배분하는 병립형이 되면, 여야 거대정당의 기득권은 커지고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은 어려워진다. 이를 막고자 4년 전 준연동형제를 도입했으나, 거대 여야의 위성정당 꼼수로 무력화됐다. 지난 대선 때 이를 반성하고 위성정당 방지와 연동형제 개혁을 공약한 게 이 대표 자신이다. 그러나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고, 당내 이견이 커지자 입을 닫고 있다. 민주당 의원 75명이 지난달 발의한 준연동형 유지와 ‘위성정당 방지법’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대표의 침묵은 이것만이 아니다.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 사퇴와 장제원 의원 불출마 등 인적 쇄신에 불을 댕기고 민주당도 초선들이 잇달아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당 안팎의 쇄신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이 또한 이 대표는 답하지 않고 있다. 그사이 ‘이낙연 신당’이 가시화하는 등 당 분열 조짐도 짙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변화하되 최대한 단합과 단결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원론적 한마디를 내놨을 뿐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자신의 약속과 원칙에 입각해 선거제 개혁과 당 쇄신 방도를 분명히 밝히고 당당히 국민의 평가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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