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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5·29 북-일 합의, 6자회담 재개 계기 돼야

등록 2014-05-30 18:23

북한과 일본이 29일 중요한 합의를 했다. 일본인 납치 문제 재조사와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핵심으로 하는 이 합의는 북-일 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경색된 한반도 정세를 바꿀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계기로 6자회담 재개 및 남북 관계 진전 노력이 강화되길 기대한다.

북-일 합의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는 두 나라가 처한 상황이 크게 작용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한 이후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전통적 우방인 중국조차 북한 지도부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인다. 북한으로선 이런 구도를 바꿔야 할 필요가 절실했을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은 공격적 대외정책과 역사 문제로 한국·중국 등과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합의로 아베 정권은 국면 전환에 활용할 수 있는 새 카드를 쥐게 됐다.

그럼에도 북-일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될지는 의문이다. 우선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기대하는 수준과 북한이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간격이 크다. 또 핵·미사일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일본이 취할 수 있는 대북 제재 해제 조처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게다가 미국과 한국 정부 모두 이번 합의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다. 두 나라는 이번 합의가 대북 압박 기조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중국은 일본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겠지만 한국과 미국의 대북 강경 기조를 비판하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바람직한 접근 방법은 관련국들이 이번 합의를 잘 활용하는 것이다. 사실 핵 문제보다 북-일 관계 개선이 앞서가서는 사태가 더 복잡해지기 쉽다. 핵 문제 논의의 기본 틀이 되는 9·19 공동성명에서도 북-일 관계는 부차적으로 언급됐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 일본의 접근에 제동을 거는 것은 잘못이다. 그보다는 6자회담이 조기에 재개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다. 한국과 미국이 북-일 합의를 이뤄낸 정도의 유연성을 가진다면 6자회담 재개가 어렵지 않은 분위기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 정부의 선택이 더 중요해졌다. 미국이 대북 대화에 적극 나서도록 설득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남북 관계에서도 5·24 조치를 해제·완화하는 등 선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이제까지와 같이 ‘기다리는 전략’을 고수해서는 핵 문제를 풀 기회를 놓치고 한반도 관련 사안에서 발언권도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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