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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유레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 박순빈

등록 2016-02-17 22:05수정 2016-02-17 22:11

날아다니는 국수를 창조신으로 떠받드는 종교가 있다. 일명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FSM: Flying Spaghetti Monster)교’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의 보비 헨더슨이라는 한 물리학도가 2005년 창시했다. 그에 따르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 천지 창조주이며 만물을 주관하는 위대한 신이다. 황당한 얘기로 들리지만 믿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교세가 빠르게 확장돼 한국을 포함한 13개 나라에 지부가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1월 정식 종교로 등록됐다.

신도들은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을 아무도 보지 못했으므로 이 괴물이 신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해적을 사제로 여긴다. 1800년 이후 해적 수가 줄어든 추세와 지구 온난화가 진행된 통계를 바탕으로 ‘해적의 감소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라고 강변한다. 물론 실제가 아니다.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억지를 비꼬는 풍자다.

‘상관은 인과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단정하는 억지를 경계하라는 뜻이다. 요즘 새벽이 오지 않게 하려고 닭의 모가지를 비트는 것 같은 일이 너무 많이 벌어지고 있다.

경주 마우나리조트에서 발생한 부산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참사가 17일로 2주기를 맞는다. 이 참사를 계기로 각 대학에선 새내기 환영 행사의 풍속도가 확 달라졌다. 교육당국이 학생회 단독으로 실시하는 대규모 행사를 사실상 금지했다. 부실시공 방지나 재난 구제·구호 체계의 개선 노력보다는 엉뚱하게 학생 자치활동을 막는 쪽을 정부는 선택했다. 국민이 생명과 재산의 안전은 더욱 위협받고 있는데도 국민 주권을 함께 행사할 권리는 자꾸만 원천봉쇄되고 있는 듯하다.

박순빈 연구기획조정실장 겸 논설위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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