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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드 폭탄 돌리기’로 갈등만 키우는 정부

등록 2016-08-22 17:13수정 2016-08-22 18:48

국방부가 22일 성주군의 건의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제3의 사드 배치 후보지를 물색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제3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성주군청에서 18㎞ 떨어진 롯데골프장이다. 그러나 이곳은 김천에서 가까워 성주군민의 반대에 더해 김천시민들의 반발까지 불러내고 있다. 우왕좌왕하는 정부가 ‘사드 폭탄 돌리기’로 주민들의 갈등과 고통만 키우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3후보지는 사드 갈등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애초부터 사드 배치는 해당 지역 주민의 문제를 넘어선 국제적 사안이다. 사드 배치가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것이 중국과 러시아라는 사실은 이제 알 사람은 다 안다. 중국은 사드 배치 결정 직후부터 관영 매체를 통해 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보복할 것이라고 줄기차게 경고해왔다. 대중문화와 관광 분야에서는 벌써 사드 후폭풍이 불고 있다. 제3지역 사드 배치는 이런 국제적 반발을 잠재울 수 없는 헛수고일 뿐이다. 해결책이 아닌 것을 해결책이라고 우기는 이 정부가 참으로 한심하다.

제3후보지 논의로 해당 주민들의 저항이 수그러드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말이 제3후보지이지 결국 성주군 내부여서 군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22일 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의 제3부지 요청 기자회견이 주민들의 거센 항의로 열리지 못한 것이 이런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 제3후보지로 거론되는 롯데골프장은 김천시와 맞붙은 곳이어서 김천시민들은 20일부터 촛불집회를 열며 사드 반대를 외치고 있다. 김천이 성주에 이어 사드로 인한 고통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종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내부 갈등과 혼란을 가중시키면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북한과 연결지었다. 갈등과 분란을 야기한 장본인이 주민들을 북한의 의도에 놀아나는 사람들로 몰아대는 황당하고도 파렴치한 행태다. 제3후보지 이전은 사드 사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과 국익을 생각한다면 사드 배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2006년 시민과 야당이 연합하여 미국의 미사일방어망(MD) 설치 결정을 철회시킨 체코의 사례도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나서서 진정한 해결책을 찾는 길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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