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립유치원의 폐원 움직임에 학부모 혼란이 커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평년 수준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다르다.
올해 모집 중지 및 폐원을 한 유치원은 전국 70곳(지난 19일 현재)이다. 전국 유치원 감사 결과가 실명 공개되고 교육부가 대책을 내놓은 직후인 지난달 말에 비해 8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3년간 해마다 60~70곳이 폐원한 것을 고려하면 아직 이례적 상황이라 보긴 어렵다. 문제는 최근 보도 사례에서 보듯, 반드시 원아 급감 탓이라고만 볼 수 없는 곳들이 는다는 데 있다. 개인학원인 고액의 놀이학교 전환 의사를 밝힌 서울 송파구의 한 유치원이나 불법 가족경영이 적발되고도 해명과 부당집행 금액 반환 없이 비인가 대안 숲학교로 바꾸겠다고 학부모들에게 통보한 충남 천안의 한 유치원이 대표적이다. 운영시간을 축소하고 차량운행을 안 하겠다는 곳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때일수록 교육당국의 발 빠른 대응이 절실하다. 그런데도 교육청에 알리면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 “처음학교로를 통해 신청하라”는 대응이 많다고 한다. 폐원 신청 요건이 ‘학부모 3분의 2 이상 동의’로 강화됐지만, 이런 움직임만으로도 불안한 학부모들 심정을 공무원들이 알고는 있나 싶다. 새달 초 추첨 결과가 나오면 개별 유치원 접수를 해야 하는 학부모만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지역 교육청은 선제적으로 폐원 움직임을 파악해 ‘꼼수 전환’이라 판단되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울산교육청은 방과후 과정 축소 운영 등을 통고한 유치원에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나아가 정부 차원에서 학부모 불안을 덜어줄 구체적 계획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폐원 유치원 원아들을 인근 국공립 등에 분산 배치한다고 했는데, 실제 지역별로 어느 정도 가능한지, 맞벌이 부모들이 걱정하는 긴 방학의 대안은 있는지, 내년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지 등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현재 교육부 방침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다짐으로밖엔 느껴지지 않는다.
안 그래도 ‘박용진 3법’에 대해 일부 유치원이 잘못된 정보를 학부모들에게 퍼뜨리며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혼란이 계속되면 모처럼 형성된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의 공감대마저 훼손될 수 있다. 올바른 정책 방향만큼이나 현실에서의 유능한 대처가 필요한 때다.
이슈비리 유치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