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급조하는 과정에서 잇단 ‘저질 코미디 정치’를 연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6일 의원총회를 열어 비례대표 의원인 조훈현 의원을 제명했다. 미래한국당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조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한 채 당을 옮기도록 한 것이다. 비례의원은 의총에서 재적 3분의 2의 찬성으로 제명되면 의원직이 유지된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선교 의원을 위성정당 대표로 파견하더니 이제는 비례의원 ‘동원’을 위한 꼼수까지 선보인 것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어떻게든 얻어보겠다는 자유한국당의 ‘가짜정당 쇼’는 ‘정치가 이래도 되나’ 하는 자괴감까지 들게 한다. 5일 열린 미래한국당 창당대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저들이 페어플레이하지 않겠다고 한 이상, 우리도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반칙’을 ‘남 탓’으로 돌리는 궤변이다. 이른바 ‘4+1’의 선거법 개정은 국회법에 충실한 입법 행위로, 반칙과는 거리가 멀다. 또 대표로 추대된 한선교 의원은 “우리 당은 따로 공약이 없다”고 했다. 당을 만들어 유권자에게 표를 얻겠다면서 정책이나 공약도 없다는 건 스스로 허울뿐인 가짜정당임을 자인한 꼴이다.
자유한국당은 앞으로 불출마 의원들을 추가로 미래한국당으로 보낼 방침인데, 비례대표정당 기호 순위를 앞당기고 국고보조금도 더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런 저질 코미디 행각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자유한국당이 져야 할 것이다.
한국 바둑의 ‘대표’ 격으로, ‘조 국수’로 불리는 조훈현 의원이 볼썽사나운 ‘정치 쇼’에 연루된 것도 씁쓸하다. 한국 바둑의 최고봉이자 원로인 조 의원을 선거철에 ‘병풍’처럼 활용해 이득을 얻어보겠다는 자유한국당의 얄팍한 처사는 분노마저 느끼게 한다. 조 의원도 바둑인의 명예를 스스로 지키지 못하고 불미스러운 꼼수정치에 휩쓸린 것을 반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