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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정의연 ‘힐링센터 의혹’ 유감, 투명하게 해명해야

등록 2020-05-17 18:54수정 2020-05-18 02:11

정의기억연대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힐링센터로 운영하겠다며 매입했다가 매각한 경기도 안성의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건물. 안성/오연서 기자
정의기억연대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힐링센터로 운영하겠다며 매입했다가 매각한 경기도 안성의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건물. 안성/오연서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기업 지원금을 받아 매입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힐링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매입 과정과 운영 등을 둘러싼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2013년 현대중공업의 지정기부금 10억원을 받아 할머니들과 활동가들의 접근이 편한 서울 마포에 힐링센터를 짓겠다고 했다가 경기도 안성의 건물을 매입해 힐링센터를 마련했다. 연세가 많은 할머니들이 오가기 힘든 외진 곳이어서 결국 힐링센터는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당시 시세보다 비싼 7억5천만원에 건물을 매입했고, 매각 과정에서 큰 손실도 발생했다. 매입 거래를 중개한 이는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와 친분이 있는 이규민 <안성신문> 대표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건물을 시세보다 비싸게 매각해 적지 않은 차익을 얻은 이도 이 당선자의 지인이다. 또 정의연이 윤 당선자의 남편에게 소식지 제작을 맡겼던 것으로 드러난 데 이어, 이 건물 관리를 윤 당선자 아버지에게 맡기고 임금을 지급해왔다고 한다.

이런 석연치 않은 대목들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윤 당선자는 힐링센터 위치와 관련해 “예산의 한계로 적절한 곳을 찾지 못하다가 해당 주택을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관리인 문제에 대해서는 “믿고 맡길 사람이 필요해 아버지에게 맡겼으며, 사익을 챙기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윤 당선자 아버지를 관리인으로 지정한 점과 힐링센터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기부금 손실이 발생한 점 등에 대해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정의연은 국가보조금 수입 내역 일부가 국세청 공시자료에 누락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외부 회계감사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의연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상황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이번 논란 때문에 지난 30년 동안 수많은 활동가들과 시민들의 노력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진실과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고 세계적으로 전시 성폭력에 반대하는 운동을 발전시켜온 성과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정의연과 윤 당선자가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투명하고 겸허하게 설명하고 제도 개선과 내부 감시 기능 강화 등 구체적인 후속 대책을 내놓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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