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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미 첫 정상회담 2년, 멈춰선 대화 되살려야 한다

등록 2020-06-12 17:56수정 2020-06-15 09:33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사하고 있다. 싱가포르/AFP 연합뉴스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사하고 있다. 싱가포르/AFP 연합뉴스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에서 평화와 비핵화의 길이 활짝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걸게 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그 기대는 차갑게 식었다.

북한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쪽과의 연락 채널을 모두 폐쇄한 데 이어, 미국에도 강한 비판과 경고를 보냈다.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12일 발표한 담화에서 “두해 전 한껏 부풀어 올랐던 조미(북-미) 관계 개선 희망은 오늘날 절망으로 바뀌었다”며 “미국이 말로는 관계 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정세 격화에만 광분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며 무력시위 가능성도 시사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다시는 아무런 대가 없이 치적 선전감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들은 영변 핵시설 포기까지 제안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재선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 뿐 진정한 태도 변화가 없었다는 원망이다.

다만 리선권 외무상은 ‘합의 폐기’나 당장의 ‘대미 무력시위’는 언급하지 않았다. 여전히 미국이 태도를 바꿔 정상 간의 합의를 이행할 것을 희망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담화가 북한 주민들이 읽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은 점도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지금은 남북한과 미국이 지난 2년 동안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시행착오를 바로잡고, 미래를 대비해야 할 때다. 북한은 아무리 대내외 사정이 어렵더라도 적대적인 대남 공세를 당장 멈춰야 한다. 또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버릴 수 있는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미국도 대선 국면이라는 이유로 더이상 대북 외교를 방치하지 말고 최소한 상황이 악화하지는 않도록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인 한국은 대미 외교에 매달려 남북관계 진전에 소홀했던 점을 돌아보고, 남북관계 진전을 통해 북-미 대화를 견인하고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이뤄낼 준비 작업을 해야 한다. 남과 북이 대립과 갈등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함께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것은 힘들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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