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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끝내 여당 단독 ‘원구성’, 민주당 ‘책임정치’ 다해야

등록 2020-06-29 18:42수정 2020-06-30 11:07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거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을 비롯해 국민의당·정의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개표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거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을 비롯해 국민의당·정의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개표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21대 국회가 29일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전반기 원구성을 사실상 완료했다.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정보위원장을 뺀 11개 상임위원장과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을 모두 여당 의원으로 선출했다. 이로써 지난 15일 선출된 6개 상임위원장에 더해 상임위원장 전체를 여당이 맡게 됐다.

여야가 끝내 합의로 원구성을 하지 못한 것은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야는 그동안 다섯차례나 본회의를 미뤄가며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여야 원내대표단은 전날 밤 최대 쟁점인 법제사법위원장 배분과 관련해 어느 정도 견해차를 좁혔지만, 통합당 내 반발에 부닥쳐 결렬됐다고 한다.

이렇게 된 데는 여야 모두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여당은 176석의 막강한 힘에 걸맞은 정치력을 발휘했는지, 야당을 몰아세우기만 한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통합당은 대안 없는 강경론에 휘둘려 협상 기회를 날린 것은 아닌지 자성하기 바란다. 통합당 내에선 법사위원장을 차지하지 못할 바엔 나머지 상임위원장도 맡지 말자는 주장이 우세했다고 한다. 차라리 ‘거대 여당’에 독식·독주 프레임을 씌우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전술적 판단이야 자유지만, 혹여 이런 계산에서 앞으로 국회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결과적으로 1988년 13대 국회 이래 유지돼온 의석수에 따른 상임위원장 분점 관행은 깨졌다. 이제 여당이 오롯이 국회 운영을 책임지는 시대가 열렸다. 여야는 바뀐 조건에서 민생을 최우선에 두고 국회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민주당은 앞으로 입법 성과에 대해 야당 핑계를 대기 어려워졌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책임지는 자세로 국회를 이끌되 야당과의 협치 또한 살려나가야 한다. 법사위 개혁 약속도 반드시 지키기 바란다. 통합당은 국회 안에서 당당하게 정책 대결로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야당의 책무를 다하기 바란다. 통합당은 ‘당분간 의사일정 불참’을 선언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 합법 절차까지 무시한 채 강경 투쟁에 매달린 결과가 4·15 총선 참패로 나타났다는 교훈을 잊어선 안 된다.

이제 여야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등 산적한 과제 처리를 서둘러야 한다. 민생 경제가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추경안은 꼼꼼히 따지되, 반드시 이번 회기 안에 처리하기 바란다. 질병관리청 승격과 대북전단금지법 제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등도 미뤄선 안 될 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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